美중산층 도심탈출…교외보다 더 멀리로

  • 입력 2005년 8월 17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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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플로리다 주의 뉴리버는 가장 가까운 가게가 4마일(약 6.4km)이나 떨어져 있는 ‘오지’다. 그렇지만 이곳은 최근 미국 중산층 주거지로 각광받고 있다. 집값도 급등했다.

뉴욕타임스는 교외(郊外·suburb)보다 더 멀리 떨어진 곳에 이른바 ‘원교(遠郊·exurb)’라고 부르는 새로운 주거지가 급속하게 형성되고 있다고 15일 보도했다.

미국 주거지의 교외화 현상은 중산층이 1960년대 좀 더 안전하고 좋은 환경을 찾아 ‘도심 탈출’을 하면서 본격화됐으며 백인들이 주도했다. 미국의 주거지는 자연스럽게 흑인 등이 주로 사는 도심과 백인들이 거주하는 교외로 나눠지게 됐다.

그러나 최근의 ‘원교화 현상’은 좀 더 넓은 집에서 살기 위한 욕구에서 시작됐다는 점이 다르다. 도심까지 통근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지만 원교는 가까운 교외에 비해 적은 비용으로 훨씬 넓은 집을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백인 등 특정 인종이 아니라 모든 인종이 준원교화 현상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도 큰 차이. 뉴리버도 중남미계인 히스패닉(38%), 백인(24%), 흑인(16%) 등 주민들의 인종 구성이 다양하다.

원교 주거지역이 미국 전역에 급속도로 퍼지면서 주민들을 위한 편의시설도 이들 지역으로 옮겨가고 있다. 미국 주택문화에 ‘제2의 혁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원교에 사는 주민들은 정치적으로는 대체로 공화당을 지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이들이 대부분 자녀가 있어 가족 중심적이고 집을 소유하고 있어 성향 자체가 보수적이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2004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대선 승리에는 이들의 지지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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