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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신세대’ 주석진 국제모터사이클경주 첫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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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신세대’ 주석진 국제모터사이클경주 첫 참가

입력 2005-08-17 03:05수정 2009-10-0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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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릿한 스릴에 반했어요.” 음식 배달 일을 하는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모터사이클 선수의 꿈을 키워 가고 있는 새터민 주석진. 태백=전 창 기자

“세계적인 선수가 돼서 고향에 모터사이클을 타고 자랑하러 가고 싶습네다.”

북한을 탈출해 남한에 안착한 새터민(탈북자)은 대략 6000명 선. 그중에서 주석진(20·강원 속초시)은 독특한 분야에서 1인자를 꿈꾸고 있다. 가장 ‘자본주의적인 스포츠’로 불리는 모터사이클 레이스에서 최고의 선수가 되는 것이다.

그는 13, 14일 강원 태백준용서킷에서 열린 국제대회 ‘2005 태백산 국제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에서 쟁쟁한 외국인 선수를 포함해 14명의 출전선수 중 예선 7위를 차지했다. 비록 결선에선 완주에 실패했지만 첫 국제대회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그의 고향은 중국 지린 성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함북 온성군. 13세 때인 1998년 처음으로 국경을 넘은 그는 총 5번의 탈출 시도 끝에 중국과 미얀마를 거쳐 2001년 꿈에 그리던 서울에 도착했다. 그는 이듬해 탈북에 성공한 친형 광진(22) 씨와 함께 속초에 둥지를 틀었다.

그는 형과 함께 음식점 배달 일을 하며 자연스럽게 오토바이를 타게 됐다. 그러던 중 우연히 본 모터사이클 선수들의 동영상은 그를 매료시켰고 곧바로 레이싱 팀에 가입했다.

경기 첫 출전은 2003년 8월 신인전. “앞에 가던 선수 5명이 넘어져 운 좋게 8등을 차지했지요.” 하지만 다음 달엔 실력으로 준우승을 차지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월 100만 원의 수입으로는 수백만 원 하는 모터사이클과 보호 장구의 교체는 고사하고 매달 수십만 원 드는 연습 비용도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일반대회 출전을 자제하고 피자 집과 돈가스 집에서 배달에만 전념했다.

이번 국제대회를 주최한 모터원 프로모션㈜ 최양욱(37) 대표가 그의 딱한 사정을 듣고 수백만 원 하는 외국 모터사이클을 선뜻 빌려줘 오랜만에 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

“1년여 만의 출전이라 정말 잘하고 싶었는데 아쉽네요. 하지만 다음에 더 잘하면 되죠.” 주석진은 “비록 배달용 오토바이지만 열심히 연습하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태백=전 창 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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