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회박물관서 ‘한국의 도깨비…’ 특별展

  • 입력 2005년 8월 17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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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살스러운 표정의 삼국시대 귀면와(사진 1)와 상여에 붙였던 조선 후기의 도깨비 얼굴 장식(사진 2). 용의 얼굴과 비슷한 모양으로 표현되던 도깨비 얼굴(귀면)은 조선 후기 들어 아예 용으로 바뀐 경우(사진 3)가 많아진다. 사진 제공 가회박물관
익살스러운 표정의 삼국시대 귀면와(사진 1)와 상여에 붙였던 조선 후기의 도깨비 얼굴 장식(사진 2). 용의 얼굴과 비슷한 모양으로 표현되던 도깨비 얼굴(귀면)은 조선 후기 들어 아예 용으로 바뀐 경우(사진 3)가 많아진다. 사진 제공 가회박물관
여름의 막바지, 우리네 도깨비를 만난다.

서울 종로구 가회동 가회박물관은 9월 말까지 ‘한국의 도깨비-청도깨비의 익살’ 특별전을 연다.

도깨비는 비상한 힘과 신기한 재주를 갖고 엉뚱하고 짓궂은 장난을 치는 잡귀(雜鬼). 도깨비 얼굴은 그래서 흔히 귀면(鬼面)이라 부른다.

이번 특별전엔 삼국시대부터 일제 강점기까지 도깨비를 표현한 문화재 100여 점이 선보인다. 도깨비 얼굴 무늬로 가득한 귀면와(鬼面瓦)와 말 장식 방울, 도깨비와 용을 그려 넣거나 조각해 상여를 장식했던 반원 모양의 용수판(龍首板), 사찰 건축물의 처마 부분에 그려 넣은 도깨비 얼굴 등등. 모두 도깨비의 무서운 힘을 빌려 재앙이나 사악함을 막으려 했던 옛사람들의 소망이 담겨 있는 유물이다.

또한 한국 중국 일본의 각종 문화재에 나타난 도깨비 얼굴 사진을 전시해 각국 도깨비의 특징을 비교해볼 수 있다. 한국 도깨비의 두드러진 특징은 역시 익살. 무서운 얼굴이지만 잘 들여다보면 대부분 웃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조선 후기의 용수판도 흥미롭다. 조선 전기까지는 도깨비의 얼굴을 많이 표현했는데 후기에 이르러선 도깨비 대신 용이 들어앉아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름도 귀면판이 아니라 아예 용수판이라고 부르게 된 것. 윤열수 관장은 “사실 삼국시대 귀면와에서도 용의 모습을 조금은 찾아볼 수 있다”면서 “용수판 유물은 한국 전통에서 도깨비와 용의 얼굴이 서로 혼용되어 왔음을 보여 주는 중요한 예”라고 설명했다. ‘귀면은 용의 얼굴’이라는 강우방 이화여대 교수의 학설을 뒷받침해 주는 사실이다. 월요일 휴관. 2000∼3000원. 02-741-0466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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