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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킬]“고속도로는 야생동물의 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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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킬]“고속도로는 야생동물의 무덤”

입력 2005-08-16 03:01수정 2009-10-01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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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문호섭(50·서울 도봉구 창동) 씨는 14일 늦은 밤 중앙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큰 사고를 당할 뻔했다. 사슴 한 마리가 갑자기 튀어나왔기 때문. 문 씨는 “운전대를 급히 꺾어 차로를 바꾸면서 사슴은 간신히 피했지만 중앙 분리대에 부딪힐 뻔했다”고 말했다. 최근 고속도로가 야생동물의 ‘무덤’이 되고 있다. 1998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전국 23개 고속도로에서 차량 등과의 충돌사고(일명 로드킬·Road Kill)로 희생된 야생동물이 총 6338마리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월평균 71마리, 하루 평균 2.4마리의 야생동물이 도로에서 변을 당한 셈이다. 로드킬로 인한 교통사고도 1998년부터 올해까지 총 31건이 발생해 11명이 다쳤다.》

▽로드킬 급증…야생동물 이동통로는 14곳뿐=한국도로공사와 환경부에 따르면 로드킬은 1998년에는 105마리였으나 2004년 2436마리로 급증했다. 올해 들어 6월까지만 1489마리가 고속도로에서 희생됐다.▶표 참조

죽은 야생동물은 고라니가 2777마리로 가장 많았고 너구리 2143마리, 토끼 570마리, 노루 361마리, 족제비 276마리 등이었다.

로드킬이 이처럼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야생동물의 이동통로가 턱없이 적기 때문.

현재 전국 고속도로에 설치된 야생동물 이동통로는 대구포항선 4곳, 중부내륙선 3곳, 동해선 영동선이 각각 2곳, 서해안선 중앙선 대전통영선 각각 1곳 등 14곳에 불과하다.

▽야생동물 이동통로 확충 시급=환경부가 2003년 중앙선 영동선 중부내륙선 등 고속도로 7곳의 야생동물 이동통로를 조사한 결과 도로 밑 터널형으로 된 6곳의 경우 야생동물이 도로로 진입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이낙연(李洛淵·민주당) 의원은 “생태 축이 단절된 상태에서 이동통로가 낯선 야생동물이 도로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야생동물 이동통로와 유도막 등을 확대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생태 전문가들은 도로 밑 콘크리트 이동통로보다 도로 위 구름다리나 유도 펜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이미 완공된 생태통로 14곳에 무인 감시카메라를 설치해 야생동물의 이동상황을 모니터하고 있다”며 “현재 건설 중인 고속도로 48곳에 생태통로를 설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내년 4월까지 전국 생태통로 설치 기본계획 수립 방안을 마련해 도공과 야생동물 이동통로의 추가 설치를 논의할 예정이다.

▽외국의 경우=독일 호주 미국 외국은 로드킬 다발 구간에 이정표를 설치해 운전자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캐나다의 경우 ‘디어 가드(Deer Guard)’라는 제도를 도입해 도로 주변에 구덩이를 파고 금속재로 된 격자형 다리를 만들어 놓기도 한다. 이는 사슴 종류가 걷기 어려운 지역을 피해 다닌다는 점에서 고안한 것이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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