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건모 前국정원실장 소환조사

  • 입력 2005년 8월 16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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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안전기획부와 국가정보원의 도청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도청수사팀은 15일 1999년 전 안기부 비밀도청조직인 미림팀장 공운영(孔運泳·58·구속) 씨에게서 도청 자료 회수를 주도한 이건모(60) 당시 국정원 감찰실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 뒤 돌려보냈다.

검찰은 이 전 실장을 상대로 도청 자료 회수에 나선 경위와 국정원이 폐기한 테이프(261개)가 검찰 압수분보다 13개가 적은 이유, 천용택(千容宅) 당시 국정원장 관련 테이프 폐기 여부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또 1999년 공 씨가 유출한 도청 자료를 내세워 삼성에서 돈을 뜯어내려 한 공갈미수 사건에 대한 보강 조사를 위해 공 씨 및 재미교포 박인회(58·구속) 씨와 범죄를 모의한 전 국정원 직원 임모(58) 씨도 이날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세 사람의 진술이 엇갈려 이들을 대질신문한 뒤 임 씨를 돌려보냈으며, 임 씨에 대해서는 가담 정도가 경미해 불구속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김영삼(金泳三) 정부 시절 활동한 미림팀의 도청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당시 안기부 국장급 인사들과 전현직 직원들을 잇달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오정소(吳正昭) 전 안기부 1차장과 천 전 원장 등을 조만간 소환해 1994년 미림팀 재건과 당시 정권 실세 등에 대한 도청 자료 보고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김대중(金大中) 정부 시절 감청 장비에 의한 도청 실태 수사와 관련해 민간 도청 전문가들을 잇달아 불러 국정원의 도청 발표 내용을 검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국정원에 대한 압수수색의 경우 효율성과 객관성을 모두 충족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면서 실시 시기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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