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대축전 둘째날,北대표단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방문

  • 입력 2005년 8월 16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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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역사 왜곡 용납못해”8·15민족대축전에 참가 중인 북측 대표단이 15일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굳은 표정으로 둘러보고 있다. 이들은 일본의 역사 왜곡과 군국주의로의 회귀 움직임을 강력히 비판했다. 사진공동취재단
“日 역사 왜곡 용납못해”
8·15민족대축전에 참가 중인 북측 대표단이 15일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굳은 표정으로 둘러보고 있다. 이들은 일본의 역사 왜곡과 군국주의로의 회귀 움직임을 강력히 비판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자주 평화 통일을 위한 8·15민족대축전’ 이틀째인 15일 남북한과 해외 대표단은 축전 본행사를 시작하고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및 백범기념관 참관, 체육오락경기, 예술 공연, 축하 연회 등의 행사를 가졌다.

남북한과 해외 대표단은 이날 ‘겨레에게 드리는 호소문’과 ‘대일(對日) 특별성명’을 발표하고 조국통일과 일본의 역사왜곡 청산에 대한 의지를 천명했다.

북측 당국 대표단은 16일엔 국회 방문에 이어 서울 신촌세브란스 병원에 입원 중인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을 병문안할 예정이다. 김 전 대통령 병문안은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9시 반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는 아리랑 선율과 ‘우리는 하나다’는 구호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8·15민족대축전 본행사가 시작됐다.

안경호 북측 민간 대표단장은 기조연설에서 “오늘 우리 민족은 나라를 빼앗겨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하던 어제의 약소민족이 아니다”면서 “그 누구도 감히 건드리지 못하는 강성한 민족으로 세계에 우뚝 솟았다”고 말했다.

남북한과 해외 대표단은 ‘7000만 겨레에게 드리는 호소문’에서 “60년 전 8·15는 분열로 이어졌지만 오늘 우리는 6·15공동선언이 열어놓은 통일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며 “분단의 벽을 허물고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통일을 이룩하자”고 촉구했다.

○…남북 당국 및 민간 대표단은 오전 11시경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방문했다.

김기남(金基南·노동당 비서) 북측 당국 대표단장은 “감옥을 돌아보니 일제에 치솟는 분노감을 느낀다”면서 “이곳에는 민족주의자도, 사회주의자도, 공산주의자들도 있었다. 이곳에서 처형된 선열 중에는 김일성(金日成) 주석의 삼촌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남북한과 해외의 민간 대표단은 역사관에서 대일 특별성명을 내고 △과거사 왜곡 중단 △전범에 대한 미화와 참배 중단 △미국에 편승한 군사력 팽창정책 중지 등을 일본 정부에 촉구했다.

이어 당국 대표단들은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기념관을 방문했다. 김구(金九) 선생의 아들인 김신(金信) 백범기념사업회장은 “오늘이 선친의 129회 생신”이라며 “막혔던 물꼬가 뚫리고 민족의 앞날에 새로운 역사가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기남 단장은 “이승만 정권은 외세 의존적이었지만 김구 선생은 외세 투쟁적이었다. 김구 선생은 통일을 주장하다 1949년 총탄에 맞아 애국하셨다”며 화답했다.

김 회장은 김 당국 대표단장에게 ‘백범일지’ 한 권을 선물했다.

○…남·북·해외 대표단은 15일 오후 서울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 지하 비스타홀에서 축하연회를 가졌다.

건배 제의를 한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은 “내가 ‘자주의 나라, 평화의 나라, 통일의 나라를 위하여’를 선창하면 ‘위하여’를 평양까지 들리도록 크게 외쳐 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위하여’ 소리가 크지 않자 정 장관은 “소리가 이렇게 작아서는 개성까지도 안 들리겠다”며 “평양, 도쿄, 베이징, 워싱턴까지 들리도록 다시 한번 하겠다”면서 재차 건배 제의를 하기도 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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