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경축사]6자회담 교착… ‘새로운 제안’ 포기

  • 입력 2005년 8월 16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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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15일 제60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남북 관계에 대해서는 단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역대 대통령들은 광복절에 남북관계에 관한 새 제안을 내놓는 일이 많았고, 노 대통령도 2003, 2004년에 남북관계에 대한 언급을 빼놓지 않았다.

이에 대해 청와대 측은 “지난달 북한 핵 6자회담이 1년여 만에 재개됐으나 확실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탓”이라고 밝혔다. 지난달부터 북핵 문제 타결을 전제로 경축사에 넣을 남북 관련 새 제안을 준비해 놓았으나 결국 배제하는 쪽으로 정리됐다는 것.

청와대 측은 당초 준비했던 대북 제안의 내용에 대해 함구하고 있으나 남북정상회담에 관해 더 구체적인 제안을 내놓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북핵 문제가 여전히 유동적인 상황에서 새 제안은 사태 해결에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는 노 대통령의 판단에 따라 이를 제외했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6자회담이 계속 유동적이어서 경축사의 핵심 주제를 막판까지 정하지 못한 채 진통을 겪었다”며 “내부적으로는 6자회담에서 북한이 핵 포기를 약속해 이번 경축사가 남북관계에 새로운 장을 여는 역사적 선언의 기회가 되기를 바랐다”고 밝혔다.

이 밖에 이번 광복절 행사에 북측 대표단이 대거 방문해 각종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 데다 이례적으로 국립묘지를 참배하는 등 민감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 남북관계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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