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KT 준비팀 피마른 40일 성공적 화상상봉에 안도

  • 입력 2005년 8월 16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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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여보세요!”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KT 광화문 사옥.

KT 직원들이 15일로 예정된 남북 이산가족 화상 상봉을 앞두고 북측과 화상전화로 협의를 하던 도중에 갑자기 화면이 꺼졌다.

한 직원이 카메라로 협의 장면을 찍는 것을 북측 담당자가 보더니 “어, 저 사진기사 뭡네까” 하며 일방적으로 연결을 끊어버린 것.

현장의 KT 직원들은 다음 날 오전 북측과 다시 연결이 되고 나서야 가슴을 쓸어내렸다. KT는 이번 화상 상봉을 위해 통신망 개통부터 남측의 상봉 시스템 설치와 운용, 방송 중계 지원 등 기술적인 면을 도맡았다.

지난달 5일 맹수호(孟水鎬) 사업협력실장을 반장으로 남북 화상 상봉 지원 전담반을 편성해 하루 평균 45명, 연인원 2000여 명이 달라붙었다. 이달 12일부터는 140여 명의 운용 요원이 적십자사 본사와 각 지역 상봉장에 아예 24시간 상주했다.

정보기술(IT) 분야에서 북측과 처음으로 공동 작업을 하면서 어려움도 많았다. 지난달 남북을 잇는 광(光)케이블을 개통할 때는 양측 장비의 규격이 맞아야 하는데 북측이 보유 장비를 공개하지 않아 일정이 늦어질 뻔했다. 영국제 장비인 것을 알아냈지만 국내에 제품이 없었고 수소문 끝에 홍콩에서 장비를 사오는 데 10일이 걸렸다.

KT는 혹시나 오류가 발생할까봐 3개의 회선을 운용했다. 이렇게 준비했지만 정작 15일 오전 화상으로 중계되던 장재언(張在彦) 북한적십자회 중앙위원장 연설이 3, 4분간 중단되는 ‘비상 상황’이 터졌다. KT 관계자는 “곧바로 북측에서 핫라인으로 ‘누가 조명선을 건드려 일이 생겼는데 곧 연결하겠다’고 통보해 왔다”며 “솔직하게 시인하는 것을 보니 북측의 태도가 많이 변했다”고 말했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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