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술사학 태두 고유섭선생 ‘다시보기’

  • 입력 2005년 8월 16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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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사 연구의 선구자인 우현 고유섭(又玄 高裕燮·1905∼1944·사진) 선생 탄생 100주년을 맞아 기념전시가 선생의 고향인 인천에서 열린다. 인천 남동구 구월동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18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인천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인천 대표인물 조명사업’의 일환.

인천 용동에서 태어나 인천공립보통학교를 졸업한 뒤 서울에서 보성고와 경성제국대를 나온 우현은 한국미학의 바탕을 일군 선구자로 꼽힌다.

경성제국대 미학연구실에서 조수로 일하다 1933년 개성부립박물관장으로 부임한 우현은 뒷날 한국미술계를 움직일 최순우, 황수영, 진홍섭 등 10대의 개성 청년들을 만나 그들에게 한국미를 보는 안목을 틔워 준다.

우현은 문화전통이 말살되어 가던 일제강점기에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우리의 미술사를 연구했다. 서구 미학을 수용하며 우리의 미학을 정립하려 한 그는 탑, 도자기 등에 대한 뛰어난 심미안을 보여 줬다. 한국미의 특징을 ‘무기교의 기교’로 이름 붙이고, 조선 초기의 도자기를 고려청자와 대비시켜 ‘분청사기’로 명명한 일은 유명하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탑을 찾아다니며 세밀한 관찰과 기록으로 탑을 연구한 ‘조선탑파의 연구’는 지금도 탑에 대한 고전으로 읽힌다.

‘고유섭의 생애와 연구자료전’이라는 제목의 이번 전시는 고인의 육필원고, 저서 초간본, 사진 등을 통해 40년의 짧은 생애 동안 정력적인 집필, 연구 활동을 펼친 미술사학자의 자취를 돌아볼 수 있게 한다. 특히 제자인 황수영 전 동국대 총장이 동국대 박물관에 기탁한 사료들이 처음 공개된다. 032-433-1710

허문명 기자 ang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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