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파트 아이들은 학원 안가요”

  • 입력 2005년 8월 15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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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동안 자녀를 학원에 보낼 필요가 없는 아파트가 늘고 있다.

아파트 단지 안 공동시설을 이용해 ‘어린이 학습교실’을 열고 피아노, 영어, 글짓기 등을 공짜로 가르치기 때문이다.

선생님은 이웃집 아저씨와 아줌마들. 아이를 멀리 보내지 않아도 되는 데다 이웃에게 맡길 수 있어 안심이란 게 부모들의 반응이다. 때로는 외부 교육기관에 위탁해 별도의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도 한다.

새로 지어지는 아파트에 연회장, 게스트하우스, 비즈니스룸, 피트니스 시설 같은 주민 공동 편의시설이 늘어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공동시설을 활용하기 위해 입주자 모임을 자주 갖다 보니 자녀 교육프로그램이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최근에는 건설업체들이 마케팅 차원에서 분양 때부터 교육프로그램이 포함된 아파트를 내놓기도 한다.

충남 천안시 불당동의 ‘동일하이빌’ 아파트 주민들은 이번 여름방학 기간에 영어, 한문, 그림, 글짓기, 음악 실기 등 12개 강좌로 구성된 ‘어린이 무료 학습캠프’를 열었다.

자격증이 있거나 능력이 되는 입주자들이 자진해서 강의를 맡았다. 매주 2∼4회 열리는 수업에는 입주민 자녀 1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입주자대표회의 김국진 회장은 “공동시설을 이용하다 보니 동호회, 부녀회 등 주민들의 커뮤니티 활동이 왕성하다”며 “입주민의 참여를 더 높이기 위해 자녀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입주민 자녀의 영어 교육을 책임지는 아파트도 곧 선보일 예정이다. 대구 달서구 상인동과 부산 부산진구 연지동에서 분양한 아파트 ‘자이’에는 외국인 강사가 상주하면서 입주민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영어마을’이 들어선다.

입주 후 2년간은 건설사가 운영 경비를 지원하며 이후에는 입주자 모임이 자발적으로 꾸려가는 방식이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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