兩金뉴스 속으로…정가 폭풍 속으로…

  • 입력 2005년 8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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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김영삼 두 전직 대통령이 다시 정국의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YS는 재임 시절의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 불법 감청(도청) 녹취록인 ‘X파일’에 이어 ‘1990년 3당 합당 과정에서 40억 원+α를 YS에 전달했다’는 박철언 전 의원의 주장으로, DJ는 재임 시절 국정원의 도청 사실 공개와 입원으로 정국을 뒤흔들고 있다.

▽YS와 한나라당=YS의 한 측근은 12일 “YS는 오늘 아침 관련 보고를 받았으나 일절 말이 없었다. 박철언은 김영삼 대통령 재임 때 감옥에 간 뒤로 두고두고 YS를 비난하고 다닌다”며 개의치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이 문제가 지속적으로 이슈가 돼 YS 측이 정면대응에 나선다면 정국은 또다시 소용돌이칠 것으로 보인다. 정권의 극비를 안고 있는 전직 대통령이 입을 열면 파장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당의 모태가 된 민자당 탄생 과정에서 거액의 정치자금이 오갔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한나라당도 다시 흔들리고 있다. 2002년 불법 대선자금 변제를 위해 최근 1500억 원을 호가하는 충남 천안시 중앙당연수원을 국가에 헌납했으나 또다시 ‘차떼기당’의 이미지가 당을 뒤덮으려 하기 때문이다.

때를 놓칠세라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의 실체가 드러났다”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DJ와 호남, 그리고 여권=DJ 입원 이후 노무현 정권의 한 축인 호남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전남대 김용철(金容撤:정치외교학) 교수는 “아직 호남인들은 DJ를 통해 정치판을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며 “여권이 어떤 식이든 ‘성의’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원의 도청 사실 발표 직후부터 열린우리당의 호남 의원들은 거의 입을 닫고 있다. 섣불리 입을 열 분위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DJ가 입원보다 더욱 적극적인 정치적 행동, 즉 노무현 정부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에 나선다면 상황은 더욱 걷잡을 수 없게 된다.

벌써 민주당과 호남지역에서는 DJ 정부 시절 도청 사실 조사와 공개 과정에 노무현 정권 핵심부가 직접 연계돼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이런 기류가 ‘DJ당’을 자임하는 민주당의 세(勢) 강화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광주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그래도 믿을 건 민주당이라는 정서와 함께 ‘지역주의에 매몰돼서는 실질적으로 얻을 게 없다’는 현실론도 있다”고 말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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