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만해축전-세계평화시인대회 개막

  • 입력 2005년 8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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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만해대상을 받은 수상자들이 서로 손을 잡고 있다. 왼쪽부터 달라이 라마를 대신해 참석한 초페 팔조르 체링 티베트 법왕 동아시아 대표부 대표, 월레 소잉카 시인, 지관 스님, 함세웅 신부. 가운데는 만해 한용운 흉상. 인제=권기태 기자
12일 만해대상을 받은 수상자들이 서로 손을 잡고 있다. 왼쪽부터 달라이 라마를 대신해 참석한 초페 팔조르 체링 티베트 법왕 동아시아 대표부 대표, 월레 소잉카 시인, 지관 스님, 함세웅 신부. 가운데는 만해 한용운 흉상. 인제=권기태 기자

《만해 한용운(萬海 韓龍雲)의 출가 100주년을 기리는 제7회 만해축전과 광복 60주년을 기념하는 세계평화시인대회가 12일 강원 인제군 북면 용대리 백담사의 만해마을에서 함께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法長) 스님 등 불교계 인사와 이수성(李壽成·전 국무총리) 만해대상 심사위원장 등 축전 관계자, 강원도와 인제군 관계자, 국내외 시인과 하객 등 500여 명이 모여 조국 독립과 인류 평화의 사상을 역설한 만해를 기렸다.》

이날 제9회 만해대상 시상식에선 평화(부문)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달라이 라마 티베트 법왕이 참석하지 못함에 따라 초페 팔조르 체링 티베트 법왕 동아시아 대표부 대표가 상을 대신 받았으며, 문학대상은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나이지리아 시인 월레 소잉카가 받았다. 학술대상은 동국대 총장을 지낸 지관(智冠) 스님이, 실천대상은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함세웅(咸世雄) 신부가 받았다.

달라이 라마는 이날 초페 대표가 대신 읽은 소감문을 통해 “최근 사람들은 갈등의 해결 방법으로 전쟁을 택하고 있다. 하지만 서로가 물리적 무장을 해제하기 위해서는 내면의 사랑과 평화를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월레 소잉카는 “수난의 역사를 겪은 아프리카는 인간의 존엄성 회복을 위해 오랜 고난의 길을 걸었다는 점에서 한국과 비슷하다”며 “땅 밑의 광맥을 찾아 인류에게 작은 위안을 주고자 하는 언어의 광부들, 곧 시인들과 이 고요한 명상의 오아시스 같은 곳에 선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50여 명의 한국 시인과 로버트 핀스키 미국 계관시인 등 60여 명의 외국 시인들은 만해마을 입구에 세워질 ‘평화의 벽’에 새길 평화 기원 시를 썼다. 프랑스 시인 장 미셸 몰프와는 “‘평화의 벽’은 세계의 문화와 글씨를 모아놓은 아름다운 벽”이라며 “나의 시 ‘창세기’는 태초 이후의 시간으로 보면 지금은 아주 짧은 한때라며 평화를 강조한 시”라고 말했다.

인제=권기태 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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