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육상선수권대회]모로코태생 람지 1500m서 바레인 첫金

  • 입력 2005년 8월 12일 03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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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작은 나라 바레인이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땄다.

라시드 람지(25)는 11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2005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500m 결승에서 3분 37초 88로 아딜 카오우치(모로코·3분 38초 00)를 간발의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그런데 람지는 모로코 태생으로 바레인에 귀화한 선수. 이번 람지의 우승은 10일 케냐에서 카타르로 국적을 변경한 사이프 사에드 샤힌이 남자 3000m 장애물 2연패를 달성한 것과 함께 귀화 논쟁을 일으키고 있다. 중동 산유국들은 막강한 ‘오일 달러’를 미끼로 아프리카 출신의 건각들을 잇달아 귀화시키고 있다.

남자 창던지기에선 에스토니아의 안드루스 바르니크가 87.17m를 던져 안드레아스 토르킬젠(노르웨이·86.18m)을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열아홉 살 요정’ 티아나 매디슨(미국)은 여자 멀리뛰기 결선 5차 시기에서 6.89m를 뛰어 우승 후보 타티아나 코토바(러시아·6.79m)를 꺾고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여자 400m선 지난해 아테네 올림픽 챔피언인 토니크 윌리엄스 달링(바하마)이 49초 55에 결승선을 통과해 세계선수권까지 제패했으며, 남자 10종경기에서는 브라이언 클레이(미국)가 8732점으로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미녀 새’ 옐레나 이신바예바가 출전한 여자 장대높이뛰기 결승은 장대비가 내려 13일로 연기됐다.

헬싱키에는 10일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져 여자 원반던지기, 남자 200m 등 3경기가 연기된 데 이어 이날도 광풍이 불어 정상적으로 대회를 진행할 수가 없었다. 기온이 뚝 떨어진 데다 바람도 인정 기준인 초속 2m를 넘어 기록을 내도 공인받기 어려운 상황.

한편 세계 최강 미국 육상 단거리 대표팀은 ‘후배 신고식’ 파문으로 선수 2명이 선수촌에서 무단이탈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200m 선수 월리스 스피어먼(20)과 타이슨 가이(23)는 선수촌으로 쓰고 있는 헬싱키대 공대에서 뛰쳐나왔다. 전날 선수촌 근처 식당에서 단거리팀 ‘군기반장’인 200m 세계챔피언 존 케이펄(26)이 신참들에게 음료 시중을 들게 했다는 것. 플로리다대 풋볼팀 출신 스프린터인 케이펄은 “그저 재미로 대학 풋볼팀에서 하는 신고식 흉내를 내봤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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