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가 울렁울렁…관광객 하루 2500명, 숙박업소 북새통

  • 입력 2005년 8월 12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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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적이는 도동항15일 광복절을 앞두고 11일 독도를 보려는 관광객들이 몰리며 경북 울릉군 도동항이 북적이고 있다. 여객선을 타고 울릉도에 내리는 관광객은 하루 2500여 명에 이른다. 울릉도=박영대 기자
북적이는 도동항
15일 광복절을 앞두고 11일 독도를 보려는 관광객들이 몰리며 경북 울릉군 도동항이 북적이고 있다. 여객선을 타고 울릉도에 내리는 관광객은 하루 2500여 명에 이른다. 울릉도=박영대 기자
울릉도가 초만원이다.

13∼15일 독도에서 열리는 광복 60주년 기념행사를 위해 방문하는 관계자와 취재진에다 막바지 휴가를 울릉도에서 보내려는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1882년 조선 고종이 ‘공도(空島·울릉도 주민을 육지로 들어오게 하고 섬을 비움) 정책’을 바꿔 개척령을 선포한 지 124년 만에 가장 많은 육지 손님이 찾고 있는 것.

▽“예약 끝”…행사 폭주=요즘 경북 포항과 울진항, 강원 묵호항 등 3곳에서 울릉도를 잇는 여객선은 하루 2500여 명의 관광객을 울릉도로 쏟아내고 있다. 독도에 하루 입도할 수 있는 인원도 140명에서 최근 400명으로 늘었는데 광복절 연휴를 맞아 훨씬 늘어난 것.

울릉도 내 4개 호텔급 숙박업소와 30여 개의 여관, 민박집은 지난달부터 예약이 거의 끝난 상태.

11일 울릉도에 도착한 손주성(42·경기 수원시) 씨 가족은 “연휴에다 광복절 행사도 다채로워 며칠 보낼 생각으로 왔다”며 “광복절에 맞춰 초등학생인 아이들에게 독도를 꼭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광복절 행사 중에는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趙五連·53·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 씨가 두 아들과 함께 울릉도∼독도 87km를 헤엄쳐 건너는 행사도 있다.

지난달 25일 울릉도에 들어와 사동항 앞바다에서 적응훈련을 해온 3부자는 12일 오전 도동항에서 출정식을 가진 뒤 역사적인 독도 횡단에 나선다.

조 씨는 “3명 모두 체력은 별 걱정이 없지만 당일 바람의 방향이 어떨지가 문제”라며 “많은 국민이 지켜보는 행사인 만큼 꼭 성공해 시원한 소식을 들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 밖에 국회 한민족통일연구회 소속 의원 19명이 광복절에 독도에서 경축식을 열 예정이며, 경북도는 이날 독도에서 ‘독도 사랑 평화 메시지 선포식’을 갖고 가로 20m, 세로 50m 크기의 대형 태극기를 게양해 독도가 우리 영토임을 천명할 예정이다.

또 문화관광부는 15, 16일 울릉도에서 ‘일본의 역사왜곡과 대응방향’을 주제로 광복 60주년 기념 학술대회를 마련한다.

한편 올해 들어 7월 말까지 울릉도∼독도를 오간 관광객은 4만6000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배가량 늘었다.

▽주민 표정=울릉도가 사상 유례없이 붐비고 있지만 주민들의 표정이 꼭 밝은 것만은 아니다. 경기가 침체된 탓인지 관광객들이 지갑을 열지 않는다고 주민들은 걱정했다.

택시 운전사 최병태(崔柄泰·43·울릉읍 저동리) 씨는 “택시를 빌려 울릉도 일주 관광을 하는 경우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며 “올해는 광복절 때문에 섬을 찾는 사람이 늘었지만 반짝 특수에 그칠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다”고 말했다.

울릉도 명물 가운데 하나인 지프형 택시는 50여 대가 운행되고 있으며, 택시를 이용해 울릉도 관광을 할 경우 비용은 10만∼12만 원 선.

또 도동항에서는 울릉지역 한 시민단체 회원들이 주민 전용 포항∼울릉 여객선 취항을 요구하며 석 달째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울릉발전연구소 배상용(裵相庸·40) 소장은 “포항∼울릉 여객선이 독점노선이다 보니 관광객의 입도를 되레 막고 있다”며 “경쟁노선이 도입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울릉=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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