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 "친절한 용성씨" 두산사태 비판

  • 입력 2005년 8월 11일 11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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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이 전 회장인 친형과 잇단 비리 폭로전을 벌이고 있는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을 영화 ‘친절한 금자씨’에 빗대 ‘친절한 용성씨’라고 부르며 “재벌개혁의 필요성을 일깨워줘서 고맙다”고 비꼬았다.

민노당 이선근 경제민주화운동본부장은 11일 ‘계열사 후려치기 가르치는 친절한 용성씨?’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두산그룹은 옛 한국중공업(두산중공업)을 인수할 때 기발한 계열사 재산 빼먹기를 하더니, 대우종합기계를 인수할 때도 똑같은 수법을 동원했다”고 주장했다.

이 본부장은 “A급 입지인 여의도 대우종합기계 사무실을 B급인 동대문 두산타워로 옮기면서 오히려 임대료는 2배 넘게 올렸다”며 “새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옛 대우종합기계)는 한달에 1억원이 가까운 임대료를 두산타워의 소유자인 ㈜두산에 상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두산은 사실상 두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법인이고, 결국 ㈜두산이 얻는 이익은 거의 직접적으로 두산 박씨 일가의 이익이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재벌 일가들이 벌이고 있는 불법행위와 경기침체 때문에 온 국민들이 살맛을 잃고 있다”며 “그런데도 박용성 회장께선 ‘이렇게 돈 버는 길이 많으니 용기를 잃지 말고 열심히 재산 빼먹기 활동을 하라’는 식으로 그룹 내부에서 부당계약을 강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박 회장 일가를 ‘친절한 용성씨 일가’라고 부른다고 지나친 비아냥으로 들리지는 않겠지요”라고 덧붙였다.

이 본부장은 10일 논평에서도 박용성 회장을 ‘용성씨’로 부르면서 “본래 ‘박용성 회장’이라는 존칭을 사용해야 합당하겠으나, 친형(박용오 전 회장)을 ‘그룹 경영권 탈취 미수범’으로 지목하는 배포를 갖춘 분이니 굳이 ‘용성씨’로 불러도 결례가 되지 않을 듯하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지난달 박용오 전 회장 측이 동생 박용성-용만 형제가 17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했다며 검찰에 진정하면서 시작된 폭로전은 박 전 회장의 두산산업개발이 과거 2700억원대의 분식회계를 했다는 맞불 고백으로 이어졌다.

지난 10일에는 박용오 전 회장측이 박용성 회장 등 오너일가 28명이 지난 99년 자금난에 빠진 옛 두산건설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은행에서 빌린 대출금 이자 138억원을 회사가 대신 내도록 했다고 폭로했다.

11일에는 일부 언론이 박용오 전 회장이 박용성 회장과 박용만 부회장이 위장계열사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주장을 입증할 수 있는 세부 내용이 담긴 추가자료를 검찰에 제출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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