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蘭애호가 장길훈씨, 신안군에 100여 촉 기증

  • 입력 2005년 8월 11일 07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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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도의 생태계 복원을 위해 20년 넘게 키워온 풍란을 자연의 품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지난 7일 홍도 풍란 100여 촉을 전남 신안군에 기증한 장길훈(張吉勳·57·광주 서구 금호동) 씨는 “귀중한 자연유산인 홍도 풍란을 혼자 감상하기 보다는 자연으로 돌려보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홍도 풍란은 홍도의 나무와 바위 표면에 자생하는 난으로 1990년대부터 무분별하게 채취돼 현재는 거의 자취를 감춘 대표적 멸종 위기식물. 장 씨가 기증한 풍란은 촉당 길이가 5∼7cm, 폭이 1cm 미만인 소엽(小葉)이다.

그는 1980년대 초 시중에서 풍란을 사서 길러왔다. 풍란은 은은한 향과 자태가 유난히 빼어나 값을 매기기 어렵다는게 장 씨의 설명이다.

(사)한국난연합회 고문을 맡고 있는 장 씨가 풍란 기증을 결심한 것은 지난해 여름. 가족과 함께 홍도를 찾았던 그는 난 전시실을 둘러보고 깜짝 놀랐다. 자생란을 거의 찾아볼 수 없고 배양란과 외래종만이 전시실을 가득 채우고 있었던 것.

장 씨는 “딸을 시집보내는 마음이지만 난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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