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공판에서 김 전 회장은 분식회계를 직접 지시했는지에 대한 검찰의 신문에 “임원들이 가져온 3, 4가지의 분식회계 안(案) 중에서 ‘어떤 것이 좋겠다’고 한 것”이라며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은 재산 국외도피 등의 혐의는 부인했다. 그는 대우그룹의 해외금융조직인 BFC에 대해 “해외자금의 효율적인 운용을 위해 설립된 공식적인 조직”이라며 “자금을 비밀리에 빼돌리기 위해 만든 조직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검찰 신문에 앞서 “대우그룹 해체로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고 송구스럽다”며 “저는 창업 이래 대우의 성장과 발전이 우리 경제에 기여하는 길이라는 생각에 열심히 일했지만 사법부의 심판을 받는 자리에 서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재판 도중 “잠깐 쉬게 해 달라”는 김 전 회장의 요청에 따라 30분간 휴정했다. 김 전 회장 측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피고인 대기인실에 들어갔다가 쓰러졌다”며 “실신하지는 않았지만 몸의 오른쪽에 마비 증세를 호소했다”고 말했다. 다음 공판은 23일 오후 2시.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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