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大 1학기 수시 논술문제 공개…풀이과정 서술에 무게

  • 입력 2005년 8월 10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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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고려대 본관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인묵 고려대 입학관리처장이 “앞으로 논술에서는 본고사형 문제를 지양하고 서술형 논술 문제를 출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
9일 고려대 본관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인묵 고려대 입학관리처장이 “앞으로 논술에서는 본고사형 문제를 지양하고 서술형 논술 문제를 출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
고려대는 9일 기자회견을 갖고 전날 실시한 1학기 수시모집 논술고사 문제를 공개하고 앞으로 논술 출제 방향에 대한 방침을 밝혔다.

각 대학이 2008학년도 이후 대입부터 논술의 비중을 강화하기로 하고 문제 유형을 개발 중이어서 고려대의 논술 유형은 다른 대학의 출제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고려대 김인묵(金仁默) 입학관리처장은 “일방적인 본고사형 시험이 되지 않도록 노력했다”며 “교육인적자원부의 논술 가이드라인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출제됐나=고려대는 1학기 수시에서 언어논술과 수리논술을 실시했다. 언어논술은 ‘의사소통의 현실과 이상’을 주제로 한글 지문 2개와 영문 지문 2개를 제시했다.

수리논술은 계산을 요구하는 문제보다 원리만 이해하면 풀 수 있는 문제가 대부분이었다. 지난해의 경우 서술형 시험 유형은 올해와 비슷했지만 ‘∼값을 계산하시오’와 같이 정답을 요구하는 문제가 많았다.

올해는 염색업자와 양식업자의 강물 이용에 따른 문제점의 해결책을 모색하는 문제처럼 수리적 판단력과 정보에 대한 이해, 서술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려 했다는 것.

전북 전주시 상산고 3학년 김민승 군은 “서술형 문제라 조금 당황하기는 했지만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기만 하면 풀이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험 유형 존속=고려대가 수리논술 유형을 일부 수정한 것은 지난해 1학기 수시 일부 문제에 대해 본고사 시비가 일었던 점을 고려한 것이다. 게다가 올해도 2008학년도 이후 대입제도를 둘러싸고 강화되는 대학별 고사가 사실상 본고사라는 논쟁이 벌어진 것도 부담이 됐다.

하지만 고려대는 수리논술을 존속하기로 하는 등 그동안 실시해 온 시험 형식과 내용의 큰 틀을 유지하겠다는 주장을 분명히 했다.

▽본고사 논란 잦아드나=고교와 학원 등에서는 이번 고려대 수리논술은 학생에 따라 답안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본고사와 거리가 멀다는 의견이 많았다. 수학적 계산 능력보다는 생각의 전개 과정을 측정하려는 전형적인 논술시험이라는 해석이다.

대성학원 손광균 강사는 “수험생들이 이런 유형의 문제에 익숙지 않아 어렵게 느끼겠지만 사고력 배양 측면에서는 효과가 큰 시험 방식”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서술형 수리논술은 대비하기가 어려워 수험생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경기고 임영훈 교사는 “고려대나 이화여대의 수리논술 유형을 다양한 수준의 학생이 한데 모인 학교에서 가르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2006학년도 1학기 수시 논술 전체문제 보기

홍성철 기자 sungchul@donga.com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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