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정상회의 D-100]부산은 ‘물샐틈 없는 도시’

  • 입력 2005년 8월 10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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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10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9일 부산 해운대 동백섬에 건설 중인 정상회의장 ‘누리마루’에 대한 경계가 더욱 강화됐다. 경찰이 출입을 통제하며 경비를 서고 있다. 부산=최재호 기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10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9일 부산 해운대 동백섬에 건설 중인 정상회의장 ‘누리마루’에 대한 경계가 더욱 강화됐다. 경찰이 출입을 통제하며 경비를 서고 있다. 부산=최재호 기자
9일 오후 2시 부산시청 19층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단 사무실. APEC준비단 직원 55명이 쉴 새 없이 걸려오는 전화를 받으며 서류를 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었다. 마치 전쟁을 앞둔 군부대 작전상황실 같았다.

10일 APEC 정상회의 D-100일을 맞아 부산시와 경찰 등 각 기관은 비상체제에 들어간다. D-100일을 맞아 준비상황을 점검해 본다.

▽비상체제 돌입=부산시는 10일 시청 12층 국제회의실에 APEC 준비상황실을 본격 가동한다. 상황실은 24시간 풀가동하며 준비 상황을 총지휘한다. 허남식(許南植) 부산시장도 매주 월요일 준비상황 보고회를 열기로 했다.

이미 APEC준비단은 이달 들어 정상들의 의전이나 수송 문제 등 각종 비상상황을 가정해 긴급 대처능력을 시뮬레이션 테스트하며 혹시 발생할지도 모르는 허점을 파악하고 있다.

또 준비단은 각국 사전점검단과 접촉하며 정상들이 선호하는 음식과 잠자리 등 기호를 파악해 보안을 유지하면서 세심하게 의전을 준비하느라 하루하루가 짧은 실정이다.

▽긴장감 높아지는 경찰=경찰은 APEC 개최가 가까워 오면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10일부터 카운트다운 전광판을 가동하는 한편 정상회의장과 공항 등 보안시설에 대한 경비수준을 한 단계 올린다.

부산경찰청 APEC기획단 정병원(鄭炳元·경감) 팀장은 수시로 제1정상회의장인 벡스코 등 주요시설을 둘러보며 방탄필름 설치상황과 테러에 이용될 물체를 숨길 수 있는 허점이 있는지를 살피느라 여념이 없다.

그는 9일에도 경비대원들을 상대로 긴급상황 대처요령을 테스트했고 최근에는 육군 53사단 화학지원대와 함께 생화학 테러 훈련도 실시했다.

정상들이 묵을 파라다이스와 메리어트 호텔 측도 모형 폭발물을 숨겨놓거나 수상한 소포를 보내 직원들의 대처능력을 테스트하고 보안전문가를 초청해 긴급 상황 대처요령에 대한 강의를 듣도록 한 뒤 필기시험까지 치르고 있다.

▽허점은 없는가=경찰은 각국 정상에 대한 경호나 회의장 공항 등 주요 시설물에 대한 대테러 대책은 어느 정도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백화점 지하철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무차별적인 테러에 대해서는 걱정이 태산이다. 특히 경비가 삼엄한 부산을 피해 서울 등 다른 대도시에서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신경 쓰고 있다.

게다가 세계화에 반대하는 각국의 비정부기구(NGO)와 노동자 등이 부산에서 개최할 대규모 집회도 경찰로서는 골칫거리.

민주노총과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등 전국 100여 개 시민사회단체는 9월 7일 ‘APEC 반대 국민행동’을 조직하고 정상회의 기간에 외국 단체와 연계해 부산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했다.

어청수(魚淸秀) 부산경찰청장은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테러를 완벽하게 막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회의 기간에 백화점을 휴업시키고 지하철 운행도 중단시키고 싶은 심정”이라며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감시와 협조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부산=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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