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 뒤집는 광고, 소비자 눈길 잡다

  • 입력 2005년 8월 10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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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휴대전화와 관련돼 생활 속에서 겪는 에피소드 170개를 담은 ‘현대생활백서’를 만들어 지난달 말 서울 부산 등 전국 대도시에서 20만 부를 무료로 배포했다.

또 백서 10만 부를 SK텔레콤 대리점에 비치해 고객이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백서에 실린 내용은 현재 신문, TV 광고로 나가고 있다.

최근 신문 광고에 소개된 7번째 에피소드 ‘고장인가요’는 늘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는 버릇 때문에 휴대전화를 다른 사물로 착각하는 현상을 포착해 문답식으로 정리한 것.

Q: 마우스를 아무리 움직여도 작동을 안 해요.

SK텔레콤 생활백서 광고(위)와 SM3 신문 연속 광고. 사진 제공 TBWA코리아·웰콤

A: 휴대전화를 쥐고 계십니다.

Q: 갑자기 면도기 성능이 너무 떨어져요.

A: 진동하는 휴대전화를 얼굴에 문지르고 계시군요.

책, 지하철 역, 버스 정류장 등 광고 매체를 종합적으로 활용해 기존 형식을 파괴한 ‘튀는’ 광고가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형식을 파괴한 광고는 강렬한 이미지로 소비자에게 깊이 각인돼 최근 더욱 인기를 얻고 있다.

○ 상식을 뒤엎어라

오리온은 서울 지하철 2, 4호선이 겹치는 동대문운동장역 역사(驛舍)를 ‘오징어 땅콩’과 ‘포카칩’으로, 4호선 명동역 역사는 ‘초코파이’ 광고로 각각 둘러싸는 이른바 ‘래핑 광고’를 하고 있다.

지하철 입구에서부터 개찰구, 에스컬레이터, 승강장 벽면, 역내 기둥 등 승객의 눈길이 닿는 곳 어디에나 광고가 부착돼 있다.

광고뿐 아니라 동대문운동장역에는 ‘심심풀이 존’을 만들어 전동차를 기다리며 다른 그림 찾기, 미로 찾기 등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명동역에는 초코파이가 1974년 등장한 이후 변화된 모습을 담은 이미지를 전시하고 있다.

삼성전자 ‘애니콜’ 역시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의 6개 기둥을 광고물로 둘러쌌다.

또 파리의 드골 공항을 비롯해 인천, 런던, 시드니, 로마 등 세계 주요 도시 17개 공항에 애니콜을 들고 있는 거대한 손 조각 조형물을 설치했다. 조형물의 크기는 나라별로 차이가 있는데 높이가 2.6m에서 최대 12m에 이른다.

○ 호기심 유발하기

KTF의 뮤직포털 브랜드 ‘도시락’은 5월 16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과 신촌 버스 정류장 등 29곳에 음악이 나오는 광고판을 설치했다.

와이드컬러 광고판 안에 MP3 플레이어를 설치해 이어폰을 꽂고 버튼을 누르면 최신곡 5곡을 들을 수 있도록 한 것.

르노삼성자동차 SM3는 종합일간지의 4개 지면을 연속으로 활용해 광고를 게재하기도 했다.

‘2면: 내 자리에 에어백은 있는 거야?/3면: 어쩜 그렇게 운전이 거칠어?/4면: 나 사랑하는 거 맞아?/5면: SM3가 조금 거칠게 운전하시는 분들께 프리미엄 패키지를 드립니다.’

험하게 운전하는 젊은 층을 겨냥해 안전 운전을 위한 패키지 상품을 갖췄다는 점을 강조한 광고로 주황색을 활용해 강렬한 느낌을 준다.

광고대행사 TBWA코리아 김성철(金性澈) 국장은 “형식을 파괴한 광고는 소비자들이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방법으로 광고와 접함으로써 광고 효과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앞으로 더욱 새롭고 과감한 형태의 광고가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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