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뿌리읽기]<237>色(빛 색)

  • 입력 2005년 8월 10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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色은 소전체에서부터 등장하는데, ‘설문해자’에서는 人(사람 인)과 절(절·병부 절)로 구성되었고 ‘顔色(안색)’을 말한다고 했다. 하지만 무릎 꿇은 사람(절), 위로 선 사람(人)이 더해진 모습에서 어떻게 ‘낯빛’의 뜻이 나오게 되었는지는 달리 설명이 없다.

그래서 이에 대한 다양한 해설이 생겨났다. ‘설문해자’ 최고 해석가인 청나라 때의 단옥재는 ‘마음(心·심)이 氣(기)로 전달되며, 氣는 眉間(미간·顔)에 전달되는데, 이 때문에 色이라 한다’고 풀이했고, 어떤 이는 몸을 편 기쁨과 무릎을 꿇은 비애가 얼굴에 나타나므로 ‘顔色’의 뜻이 생겼다고도 풀이한다.

하지만 色에 ‘빛’이나 ‘안색’은 물론, ‘여자’ 특히 好色(호색)이나 色骨(색골) 등에서와 같이 ‘성(sex)’의 의미가 강함을 볼 때, 이러한 해석은 쉬 긍정하기 힘들다.

이보다는 色을 後背位(후배위)의 성애 장면을 그린 것으로 보는 것이 자형에 근접한 해석이 아닌가 싶다. ‘설문해자’에서 제시했던 頁(머리 혈)과 삼(터럭 삼)과 疑(의심할 의)로 구성된 色의 이체자도 머리(頁)를 돌려 뒤돌아보는(疑) 모습에 강렬하게 나타난 얼굴빛(삼)을 강조한 글자다.

그래서 色의 원래 뜻은 성애 과정에서 나타나는 흥분된 ‘얼굴색’이며, 이로부터 ‘성욕’과 성애의 대상인 ‘여자’, 나아가 정신의 혼미함 등의 뜻하게 되었다. 예컨대 c(마음 어지러울 승), e(정신 어지러울 맹) 등은 혼미한 정신을, d(검푸를 명)은 어둡고 컴컴한(冥·명) 색을, f(붉을 혁)은 붉은(赤·적) 색을 말한다.

그런가 하면 艶(고울 염)은 풍만한(풍·豊·풍) 여성(色)이 곧 곱고 ‘요염함’을 말해 준다. 지금이야 야윈 것을 아름다움으로 생각하여 누구나 다이어트에 목숨을 걸지만 이러한 야윔(瘦·수)은 옛날 병((녁,역)·녁)으로 여겨진 반면 풍만함을 요염함으로 보았다.

한편 絶(끊을 절)은 사실 色과는 관계없는 글자로, (멱,사)(가는 실 멱)과 刀(칼 도)와 절로 구성되어 칼(刀)로 실((멱,사))을 자르는 모습에서 ‘끊다’의 뜻을 나타냈고, 여기에 소리부인 절이 더해졌다.

하영삼 경성대 교수 ysha@k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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