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문성욱박사 연구팀, 도청봉쇄 암호통신술 개발

  • 입력 2005년 8월 9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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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양자암호시스템’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문성욱 박사(오른쪽)와 박철우 수석연구원이 시스템 작동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제공 KIST
도청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양자암호시스템’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문성욱 박사(오른쪽)와 박철우 수석연구원이 시스템 작동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제공 KIST
불법 감청(도청)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차세대 암호통신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문성욱(文盛昱) 박사 연구팀은 8일 광자(光子·빛의 알갱이)에 데이터를 실어 전송하는 방식의 ‘양자(量子)암호 통신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도청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것은 물리학의 일종인 양자역학의 원리를 응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양자역학에서는 데이터를 주고받는 사람을 제외한 제3자가 광자를 관찰하려는 시도 자체가 광자의 성질을 변화시킨다.

양자암호 시스템은 이런 원리를 응용해 누군가가 통신 내용을 엿들으려고 하면 그 시도 자체가 광자의 성질을 변화시켜 도청 사실을 파악하도록 했다.

지금까지 도청을 막기 위해 사용된 암호 시스템은 통신 정보를 암호화해 통신 정보를 엿들어도 알아듣지 못하게 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도청 행위 자체를 탐지하는 기술은 없었던 것.

문 박사는 “앞으로 고성능 컴퓨터가 개발되면 현재의 암호체계는 모두 해독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완벽하지 못하다”며 “도청 시도 자체를 알아챌 수 있어야 도청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양자암호 시스템에도 한계는 있다. 광자를 이용한 통신방식은 빛을 보낼 수 있는 유선통신망이 필수적이어서 휴대전화 등의 무선통신에는 적용할 수 없다.

KIST는 이 기술이 기밀 정보를 다루는 국가기관 사이의 통신망과 해킹 위험을 막아야 하는 은행 간 거래 및 기업 내부 통신망 등에 우선 활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김두영 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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