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 경매에 한국女 주민등록증 등장

  • 입력 2005년 8월 8일 15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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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사이트에 올라온 신분증 경매 페이지 캡쳐
▲ <이베이> 웹사이트에 올라온 신분증 경매 페이지 캡쳐
미국의 최대 온라인 경매사이트인 이베이(e-bay)에 한국여성의 신분증 등이 경매물건으로 나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5일 이베이에는 분실물로 추정되는 A씨(34·여)의 주민등록증과 서울교통카드, 현금카드가 경매물건으로 나왔다.

입찰가는 단돈 5달러. 물건이 있는 곳은 베트남 하노이 시로 국제우편 발송도 가능하다는 설명이 첨부됐다.

제품설명사진에는 A씨의 얼굴과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이 담긴 주민등록증 앞면이 그대로 나오고, 현금카드번호도 적나라하게 노출됐다.

이 사실은 이베이에 접속한 국내 누리꾼들이 7일 ‘우리나라 주민등록증이 경매물로 나왔다’는 글을 유명 포털 사이트에 올리며 삽시간에 퍼졌다.

ID가 ‘전상진’인 누리꾼은 이베이에 “한국인이 해외에서 분실한 것으로 추정되는 주민등록번호가 담긴 신분증이 매매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이 번호와 이름만으로 계좌개설과 대출이 가능하다. 매우 심각한 문제로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칠 수 있다”는 내용의 글을 보내고 경매중지를 요구했다.

경매는 게시된 지 이틀 만에 중지됐고 다행히 단 한명도 입찰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많은 국내 누리꾼들은 “심각한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페르시안 고양이’는 “어이가 없다. 어떻게 주민등록번호와 주소, 지문까지 모두 담겨있는 개인 신분증이 해외 인터넷에서 버젓이 상품으로 팔릴 수 있느냐”고 말했다.

‘최훈일’ 은 “일년 전 해외에서 신분증 등이 들어있는 지갑을 잃어버렸는데 걱정이다”며 “어느 날 갑자기 빌리지도 않은 돈 때문에 신용불량자가 됐다는 전화라도 받는 건 아닌지…”라고 우려했다.

‘이순희’는 “이틀 동안 입찰자가 없었다니 정말 다행이다. 내 신분증이 외국인이든 한국인이든 다른 사람 손에 들어간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며 “유사한 일이 또 일어나지 않으리란 법이 없으니 해외여행객들은 각자가 소지품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수연 동아닷컴 기자 s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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