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11시 40분경 전남 신안군 지도읍 송도마을에서 박모(66·해남군 문내면) 씨가 동생(61·해남군 화원면)과 함께 바다 쪽으로 200여 m 떨어진 개펄에 손전등을 비추며 낙지 미끼로 쓰이는 일명 ‘사랑게’를 잡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밀려든 바닷물에 위험을 느낀 동생이 언니를 찾았으나 바다 쪽으로 더 나가 있던 언니는 이미 목 언저리까지 차오른 물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동생은 “사람 살려”라고 외치면서 언니의 손을 붙잡고는 나오려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그 순간 언니는 동생에게 “손을 놔라. 너라도 살아라. 그렇지 않으면 둘 다 죽는다”면서 자신이 붙잡고 있던 동생의 옷자락을 스스로 놓았다.
밀려오는 바닷물 속에서 2시간여를 버틴 동생 박 씨는 6일 오전 1시 반경 신고를 받고 출동한 어선에 의해 구조됐다.
언니 박 씨는 이튿날인 6일 오전 사고 지점에서 약 200m 떨어진 해상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신안=김 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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