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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공포]개편론 후폭풍… 국정원 “10·26후 최대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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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공포]개편론 후폭풍… 국정원 “10·26후 최대위기”

입력 2005-08-08 03:07수정 2009-10-01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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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2003년 6월 20일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가정보원 청사를 취임 후 처음으로 방문해 국정원 본관 앞뜰에 기념식수를 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국가정보원이 엄청난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전신인 국가안전기획부의 ‘X파일’ 논란 때만 해도 사실상 ‘전 정권의 일’이라고 치부했던 국정원은 김대중(金大中) 정부 들어 안기부가 국정원으로 바뀐 뒤에도 조직적인 불법 감청(도청)을 했다는 사실을 밝히게 되자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국정원 내에서는 ‘10·26사태 이후 최대 위기’라는 말까지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국정원 개편론도 제기되고 있다.

▽내부 격론=국정원 수뇌부는 5일 ‘DJ 정부 때까지 도청을, 그것도 휴대전화까지 했다’는 사실을 발표하기 전날까지 격론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국정원 출신 인사’와 ‘외부 출신 인사’들의 의견이 갈렸다는 후문.

외부 출신 인사의 대부분은 “이젠 털고 가자”며 공개를 주장했으나 국정원 출신 인사들은 이를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고위급 가운데 김승규(金昇圭) 원장과 서대원(徐大源·해외담당) 1차장, 이상업(李相業·국내담당) 2차장은 외부 출신 인사고 최준택(崔俊澤·대공담당) 3차장과 김만복(金萬福) 기획조정실장은 내부 승진 인사다.

공개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이제 합법적인 감청이라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과거를 털고 가야 한다. 과거를 털지 않고 휴대전화를 감청할 수 있는 입법을 할 수 있겠느냐”는 의견을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 국장이 “다른 설명은 필요 없다. 내 밑에 있는 사람이 다치는 것을 볼 수 없다”며 강력히 반발했다는 것. DJ 정부 시절 이루어진 도청에 대한 통신비밀보호법의 소멸시효(7년)가 지나지 않아 전·현직 국정원 직원에 대한 사법처리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뜨거운 감자’ 신건(辛建)=국정원 내부 논의 과정에서는 신건 전 원장 문제가 민감하게 떠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신건 원장이 결단을 내려 2002년 3월 감청 장비를 해체하고 폐기했다’고 발표했지만, 결과적으로 신 전 원장은 취임 때인 2001년 3월부터 1년간 도청을 사실상 묵인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국정원이 디지털 휴대전화 감청을 위한 유선중계통신망 감청 장비를 자체 개발한 1998년 5월은 신 전 원장이 국내담당 차장을 하던 때였다.

이런 사정 때문에 이번 발표로 신 전 원장이 도마에 오르는 것에 국정원 수뇌부가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정원 감시·개편론 급부상=정치권에서는 국정원의 국내 정치 관여와 도청을 원천적으로 근절하기 위한 감시 견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강재섭(姜在涉) 원내대표는 이날 “국정원 직원이 도청을 할 경우 엄벌하고 이런 내용을 안 국정원 직원이 수사기관에 신고했을 때는 업무상 비밀 누설에 해당되지 않도록 국정원법 및 국정원직원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국정원 해체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 의원은 “변화하는 국제 정세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안보만을 전담하는 새로운 정보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권 일각에서도 ‘국정원 개편론’이 고개를 쳐들기 시작했다. 노무현(盧武鉉) 정부 인수위 시절에도 국정원 개혁방안의 하나로 해외 파트와 북한 파트를 중심으로 별도의 정보기관을 창설하고 국내 파트는 검찰 및 경찰에 넘겨주거나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같은 기구를 만드는 방안이 한때 검토된 바 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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