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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휴회]北-美 강경파 입김에 草案 변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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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휴회]北-美 강경파 입김에 草案 변질 우려

입력 2005-08-08 03:07수정 2009-10-01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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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휴회 책임은 미국에”
6자회담의 북한 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7일 회담이 휴회된 뒤 중국 베이징의 북한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이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 권리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을 비난했다. 베이징=연합

7일 휴회된 제4차 6자회담은 협상 방식과 기간, 논의 내용 등 모든 면에서 과거 1, 2, 3차 회담과는 확연히 달랐다.

특히 회담을 깨지 않기 위해 ‘3주 휴회 후 다시 협상’이란 모양새를 취한 것은 회담의 모멘텀 유지라는 측면에서 의미 있는 결정이다.

▽‘핵 폐기와 보상’ 명시에 대한 의견 접근=핵 폐기와 보상의 대체적인 내용을 합의문에 명시적으로 담는 데에 6개국이 뜻을 같이한 것은 상당한 성과이다. 의장국인 중국이 2일 제시한 최종 초안은 북한이 핵을 폐기하고 나머지 5개국은 경제협력과 안전보장, 북-미 및 북-일 관계 정상화를 추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후 북핵 문제 논의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 북한이 평화적 핵 이용 문제 외에는 크게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도 성과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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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담의 또 다른 결실인 북-미 양자협의의 활성화는 향후 북핵 문제를 풀어가는 유효한 방식으로 자리 잡을 듯하다.

이달 말 속개되는 ‘4차 회담 2라운드’는 이 같은 성과물을 출발선에 놓은 상태에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평화적 핵 이용’, 시간이 약이 될 수 있을까=최종 초안은 북한이 현 상황에서는 평화적 핵 이용을 할 수 없지만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복귀한 이후에는 가능할 것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과 미국은 모두 이 같은 모호한 표현을 싫어했다. 그럼에도 미국은 최종 초안을 받아들였지만 북한은 ‘평화적 핵 이용은 주권국가의 당연한 권리인데 NPT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며 버텼다.

이는 미국과 한국으로선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이다. 당초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 권리는 허용돼야 한다”며 북한을 두둔해 온 중국과 러시아가 최종 초안에 찬성하면서 미국은 더더욱 양보하지 않아도 될 명분을 갖게 됐다.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가 “북한 대표단은 평양으로 돌아가 ‘경수로는 회담 의제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게 적절하다”며 평화적 핵 이용 주장을 일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경수로 대신 전력 200만 kW를 주기로 한 만큼 경수로는 6자회담 테이블에 올릴 필요도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일본과 중국 러시아도 이 같은 논리를 받아들이고 ‘중대 제안’을 합의문에 넣는 데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북핵 문제 타결을 위해선 협상이 아니라 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란 지적도 있다. 북-미 모두 회담이 결렬됐을 경우 불어 닥칠 후폭풍과 원칙을 양보했을 경우의 손실을 냉정히 저울질하면서 전략을 다시 짤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미 협상팀이 ‘휴회 성적표’를 들고 돌아가면 자칫 협상에 반대하는 국내 강경파들에 휘둘려 타협의 여지가 오히려 더 좁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쉬는 시간’은 약이 아니라 독이 될 개연성도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한국 중재노력 헛수고…“완고한 北섭섭합니다”▼

“북한과 미국이 똑같이 완고하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

7일 6자회담이 휴회된 뒤 한국 측 수석대표인 송민순(宋旻淳) 외교통상부 차관보가 브리핑 말미에 한 말이다. ‘북한이 평화적 핵 이용 문제에 대해 전혀 양보하지 않아 협상이 잘 안 됐다’는 의미였다.

이번 회담이 휴회된 데 대해 한국 측은 북한에 섭섭한 감정을 감추지 않고 있다.

회담이 교착 상태에 빠진 것은 2일 의장국인 중국이 제시한 합의문 최종 초안을 북한이 거부하면서부터. 한국은 이에 상당히 당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대표단의 한 관계자는 “최종 초안은 그대로 합의문이 나올 경우 미국의 강경파를 설득하는 일이 걱정될 정도로 미국이 많이 양보한 것”이라며 “우리가 이것을 얻어내기 위해 얼마나 미국을 설득했는지도 모르고…”라며 말끝을 흐렸다.

심지어 “카드놀이에서 변변치 못한 패를 든 사람이 판돈을 모두 먹겠다고 덤벼서야 되겠느냐”고 북한의 무리한 요구를 나무라기도 했다.

이에 앞서 한국 대표단은 회담이 휴회되는 것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중국이 4일 휴회 통보 움직임을 보이자 한국은 남-북-미 3자협의를 전격 성사시켜 회담 지속을 천명하기도 했다. 휴회가 자칫 회담 결렬로 비칠 수 있고 협상 분위기도 깨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5일에는 송 차관보가 “합의가 안 되는 대목은 애매하게 처리하고 가는 ‘창의적 모호성’의 방법도 있다”며 중재안을 냈으나 북-미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결국 제자리만 맴도는 협상을 ‘들러리’처럼 지켜본 나머지 참가국들이 지치기 시작하면서 휴회가 대세로 굳어졌다. 한국은 허탈감 속에 휴회 기간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힘을 쏟아야 했다.

베이징=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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