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 ‘포장두부’ 사업 속속 진출…풀죽은 풀무원 주가

  • 입력 2005년 8월 8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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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내수 가치주의 대표주자로 투자자에게 사랑을 받아온 풀무원이 올해 들어 명성에 걸맞지 않은 주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풀무원 주가는 지난해 9월 5만4000원까지 올라선 이후 긴 침체의 늪에 빠졌다. 지난주에는 3만 원 선마저 내주며 2만9200원에 장을 마쳤다.

주가 급락의 배경은 기업 실적의 악화. 풀무원의 2분기(4∼6월)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83%나 급감했다.

실적 악화의 원인은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이다. 지난해부터 두산 CJ 등 식품 분야의 대기업들이 속속 포장 두부 시장에 진출하면서 풀무원의 독주체제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포장 두부는 풀무원 매출의 38.5%를 차지하는 주력 상품이다.

현대증권 정성훈 연구원은 “경쟁자의 등장으로 풀무원의 마케팅 비용이 지난해 2분기 92억 원에서 올해 2분기 144억 원으로 크게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 않다. 6월 이후 두산이 마케팅 강도를 다소 낮추면서 경쟁 양상이 진정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두부 싸움’이 끝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푸르덴셜투자증권 홍상수 연구원은 “대형 식품업체와의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점이 풀무원의 잠재 악재”라고 밝혔다.

이는 풀무원의 ‘브랜드 파워’가 예전처럼 강하지 않다는 점을 의미한다. 라면 시장에서 독보적인 가격 결정력을 갖고 있는 농심, 음료시장의 최강자 롯데칠성, 레토르트 식품(간편 조리식품)에서 숱한 경쟁자들을 물리친 오뚜기 등의 브랜드 파워는 오랜 기간 경쟁자들의 도전을 물리치고 얻은 성과물이다.

삼성증권 이의섭 애널리스트는 “두부 시장을 둘러싼 마케팅 경쟁이 앞으로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풀무원에 대해 보수적인 관점으로 투자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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