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SBS 드라마 ‘루루공주’ 골프장 캐디 비하 대사 물의

  • 입력 2005년 8월 6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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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수목드라마 ‘루루공주’가 골프장 경기보조원(캐디)을 성적으로 비하하는 내용을 방영(사진)해 물의를 빚고 있다.

문제의 장면은 3일 방송분. 극 중 재벌가 딸로 등장하는 탤런트 김정은이 상대역인 사업가 정준호에게 진 빚을 갚기 위해 일일 캐디로 나섰다. 정준호와 함께 골프를 치던 한 사업가가 “어디서 저렇게 예쁘고 몸매 좋은 캐디를 구했느냐”고 묻자 정준호는 “돈 좀 썼다. 쟤가 좀 비싸다”고 답했다. 이후 이 사업가는 골프 라운딩 도중 김정은을 강제로 껴안는 등 치근대다가 “오늘 밤 어떠냐. 네가 좀 비싸다며. 내가 더 실세인 거 몰라”라며 노골적으로 성 관계를 요구하는 대사를 했다.

방송 후 ‘루루공주’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5일 현재 200여 건의 비난 글이 게시되고 있다. 시청자 정영근 씨는 “캐디라는 직업 자체에 대해 10, 20대 시청자들에게 편견을 줄 수 있으며 캐디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줄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골프장 노동조합의 상급 단체인 민주노총의 전국 민간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은 “캐디에게 노골적으로 성 관계를 요구하고 캐디가 전문직임에도 불구하고 젊은 여성이면 아무나 할 수 있는 직업으로 묘사해 직업을 폄훼했다”며 5일 SBS에 사과 방송을 요구하는 항의 공문을 보냈다.

SBS 드라마국 구본근 책임프로듀서는 “골프장 경기보조원을 비하할 의도는 없었지만 결과적으로 오해의 소지가 있어 유감”이라며 “10일 ‘루루공주’ 5회 방송 전에 사과 방송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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