白凡 증손자 김용만군 美 대통령 최우수 표창

  • 입력 2005년 8월 6일 03시 05분


코멘트
“열심히 공부해서 증조할아버지의 뜻을 이을래요.”

백범 김구(白凡 金九·1876∼1949) 선생의 증손자인 김용만(18·사진) 군이 지난달 20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최우수 학생 표창장(Outstanding Academic Excellence Awards)을 받았다.

이 표창장은 매년 미국 전역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초중고교 졸업생 가운데 봉사활동과 교내활동을 활발히 한 학생을 선정해 미국 대통령이 수여하는 상.

김 군은 백범 선생의 둘째 아들 김신(金信) 씨의 차남인 김양(金揚) EBT 네트웍스 대표이사의 1남 1녀 중 둘째다. 5월 29일 미국 하와이 주 미드퍼시픽 중고교(Mid-Pacific Institute)를 졸업한 김 군은 거의 모든 과목에서 A학점을 받아 4점 만점에 3.89점이라는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중학교 2학년이던 2001년 미국으로 건너간 김 군은 언어와 문화적 차이로 유학 초기에는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영어실력이 떨어져 정규 교과과정이 아닌 영어 특별반에서 2년을 보냈다.

그러나 김 군은 꾸준한 노력으로 정규 고교 과정에 입학한 뒤 졸업할 때까지 단 한 번도 1등을 놓치지 않았다.

수업이 끝난 뒤에는 빈민층 지역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등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했다. 또 지난해 지역 축구리그에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는 등 활발한 교내활동으로 이 학교 졸업생 중 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이 상을 받았다.

김 군은 9월 미국 워싱턴 소재 조지워싱턴대에 입학할 예정. 평소 수학과 물리학을 좋아하는 그는 백범 선생의 뜻을 잇기 위해 정치학을 전공하기로 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에는 공군 참모총장을 지낸 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공군장교로 복무할 생각이다.

그는 “백범 선생의 증손자라는 이유로 주목받는 것에 부담을 느낀 적이 많았다”면서도 “앞으로 열심히 공부해 증조부께서 염원하셨던 민족 통일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