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권력과 언론’

  • 입력 2005년 8월 6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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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과 언론/루돌프 아우크슈타인 지음·안병억 옮김/448쪽·2만5000원·열대림

독일의 대표적 주간지 ‘슈피겔’의 창간인 루돌프 아우크슈타인(1923∼2002)은 1962년 10월 반역 혐의로 구속됐다. 슈피겔이 서독 국방부의 스캔들을 잇달아 폭로해 국가기밀을 누설했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정부의 언론 탄압은 시민들의 거센 반발을 불렀고 결국 아데나워 총리와 국방장관이 사임했으며 1966년 아우크슈타인과 기자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슈피겔 사건’으로 불리는 이 사태 이후 독일 언론의 진정한 자유가 시작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우크슈타인은 ‘어떤 권위 앞에서도 순종하지 않는다’ ‘(언론이) 정치인을 편하게 해선 안 된다’는 신념 아래 탐사보도를 통한 정치권 비리 폭로에 앞장섰고 슈피겔을 정상의 주간지로 만들었다.

아우크슈타인의 시사평론, 저명인사와의 대담, 강연 등을 묶은 이 책은 언론이 권력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잘 보여 준다. 아우크슈타인은 언론인의 자세를 이렇게 말했다.

“개인적으론 많은 정치인과 가깝게 지냈지만 저널리스트로선 정치인과 영원한 우정을 나눌 수 없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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