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승!”…‘해병 1000기’ 358명 오늘 빨간명찰 단다

  • 입력 2005년 8월 5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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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경북 포항시 해병 1사단에서 수료식을 갖는 해병 1000기 훈련병들이 총을 들고 구보 훈련을 하는 모습. 이들은 6주간의 고된 훈련을 마치고 해병대의 빨간 명찰을 가슴에 달게 됐다. 사진 제공 해병대
5일 경북 포항시 해병 1사단에서 수료식을 갖는 해병 1000기 훈련병들이 총을 들고 구보 훈련을 하는 모습. 이들은 6주간의 고된 훈련을 마치고 해병대의 빨간 명찰을 가슴에 달게 됐다. 사진 제공 해병대
“6전 7기의 도전 끝에 따낸 ‘빨간 명찰’에 결코 부끄럽지 않은 최고의 해병 1000기가 되겠습니다.”

5일 경북 포항시 해병 1사단 연병장에서 357명의 동료들과 함께 해병 1000기 수료식을 갖는 박제성(朴제成·21) 훈련병의 감회는 남다르다. 대학 재학 중 입대한 그는 해병대에 6번이나 도전했다 고배를 마신 뒤 7번째 만에 해병대 명찰을 가슴에 달았다.

“고등학교 때 잠시 방황하면서 20일간 무단결석을 한 게 화근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해병대 선발 면접에서 15점이 감점돼 번번이 떨어졌습니다.”

2분 내 윗몸일으키기 82회, 팔굽혀펴기 72회를 해야 하는 체력 검정에서 모두 만점을 받고, 해병대 지원 때마다 1점씩 주어지는 가산점을 합쳐 결국 1000기 훈련병으로 입소할 수 있었다.

그러나 6주간 육체의 한계를 넘나드는 혹독한 훈련이 기다리고 있었다. ‘귀신 잡는 해병’은 강도 높은 훈련으로 정평이 나 있다. 식사와 수면 시간까지 줄여가며 수시로 300kg이 넘는 목봉을 들거나 무장구보를 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었다. 진흙탕을 뒹굴며 실전을 방불케 하는 돌격훈련을 하다 보면 입안에서 단내가 났다. 그는 “힘든 훈련 뒤 동료와 나눠 마신 물 한 모금의 소중함을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훈련의 강도가 높아지면서 탈락자도 속출했다. 함께 입소했던 동료 500명 중 142명이 결국 해병의 꿈을 접어야 했다.

한편 해병 1000기 중 한국인(20) 훈련병은 외할아버지와 삼촌 등에 이어 집안에서 6번째로 해병이 됐다.

해병대는 5일 수료식에서 서풍웅(62·해병대 부사관후보생 27기) 씨와 조종환(72·해병대 병 6기) 씨 집안에 ‘해병대 명문가’ 인증패를 수여한다.

서 씨 집안은 서 씨와 아들 2명, 사촌 등 2대에 걸쳐 총 36명이 해병대에서 군 복무를 마쳤거나 현재 군 복무 중이다. 또 조 씨의 경우는 형제 5명과 손자 2명이 모두 해병대와 인연을 맺었다.

해병대는 1949년 창설된 이후 56년 만에 1000기 시대를 열었다. 그동안 배출된 해병은 병사와 장교 부사관 등을 포함해 모두 83만 명에 이른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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