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어 이라크 철군 안하면 앞으로 더많은 파괴 맞을것”

  • 입력 2005년 8월 5일 03시 10분


코멘트
국제 테러조직인 알 카에다의 제2인자 아이만 알 자와히리는 7·7런던테러 4주째인 4일 아랍권 TV 방송에 등장해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를 비난하며 영국에 추가 테러를 경고했다.

알 자와히리는 이날 아랍권 위성채널인 알 자지라가 방영한 녹화 비디오(사진)에서 “런던 시내 한가운데 파괴를 불러온 것은 바로 블레어”라며 “블레어가 이라크 파병 정책을 고수한다면 앞으로 더 많은 파괴를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흰 옷에 검은 터번을 쓰고 등장한 그는 러시아제 칼라슈니코프 소총을 뒤쪽에 걸쳐 놓고, 한 손으로 종종 카메라 쪽으로 강조의 제스처를 해보였다.

7·7테러 2주째인 지난달 21일 2차 테러 시도가 있었던 데다 이날 알 카에다의 경고 소식까지 전해지자 런던 시내에는 6000여 명의 경찰이 배치돼 철통 경비를 펼쳤다. 곳곳에 저격수들이 배치됐고 ‘테러 용의자 사살 명령’을 받은 사복 경찰들은 지하철과 버스, 시민들 사이에 숨어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AFP통신은 “런던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경비 작전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알 자와히리는 녹화 비디오에서 “모든 이교도 국가의 군대가 마호메트의 땅에서 철수하기 전에, 또한 팔레스타인 문제에 해결책이 마련되기 전까지 당신들 나라의 안전은 꿈도 꿀 수 없을 것이라고 오사마 빈 라덴 님께서 이미 말씀하지 않으셨느냐”고 말을 꺼냈다. 그는 이어 “그러나 당신들은 우리의 휴전 제의를 받아들이는 대신 무슬림의 나라에 강같이 많은 피를 뿌렸고 우리는 당신들의 나라에서 분노의 화산을 터뜨렸다”고 밝혔다.

이집트 의사 출신인 알 자와히리는 1990년대 후반 자신의 군사조직을 이끌고 오사마 빈 라덴의 알 카에다와 합쳐 알 카에다의 2인자가 됐다.

알 자와히리가 녹화 비디오에 등장한 것은 2001년 9·11테러 이후 6번째로 지난해 7월 이후 13개월 만이다. 그는 7·7런던테러를 알 카에다가 일으켰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알 카에다는 이 테러의 배후 세력으로 지목받고 있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