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편지]이재호/‘이튼 스쿨’은 ‘이튼 칼리지’로 써야

  • 입력 2005년 8월 5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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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튼 스쿨(Eton School)’은 우리에게 낯익은 영국의 유명한 사립학교 이름이다. 언론에서도 수십 년 동안 의심쩍어 하지 않고 ‘이튼 스쿨’로 명기해 왔다. 그러나 정작 영국에는 ‘이튼 스쿨’이 없다. 영국에 있는 그 학교는 1440년 헨리 6세가 세운 ‘이튼 칼리지(College)’를 말한다. ‘스쿨’이 붙는 중고교는 ‘Harrow School’, ‘Rugby School’ 등이 있을 뿐이다. 칼리지는 우리가 알고 있듯이 2년제 대학이나 전문대, 단과대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이튼 칼리지같이 사립(public) 중고교를 일컫기도 한다. 그 예로 윈체스터 칼리지가 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이제껏 ‘이튼 스쿨’로 써 오고 있는 것일까. 이는 아마도 일본의 오역이나 오기를 그대로 받아들인 때문일 것이다. 한 달 전쯤에도 어느 신문은 ‘日 도요타판 이튼 스쿨 인기 폭발’이라는 제목으로 국제면에 기사를 실었는가 하면, 어느 신문은 ‘영국 총리 9명 나온 지도자 산실’이라는 제목으로 ‘이튼 스쿨’을 설명하기도 했다. 잘못된 표기를 모르고 사용하는 것과 잘못된 줄 알면서도 쓰는 것은 천양지차다. 이튼 스쿨 말고도 이런 ‘문화적 실수’는 외국 지명이나 인명에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이재호 성균관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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