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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나를 찾아 떠나다]<4>진안 원불교 만덕산훈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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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나를 찾아 떠나다]<4>진안 원불교 만덕산훈련원

입력 2005-08-05 03:10수정 2009-10-08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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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만덕산훈련원 하선에 참가한 수련생들이 요가와 무술 동작을 합친 십상서원선을 하면서 깨달음의 과정을 스스로 느껴 보고 있다. 원불교는 교리를 신체운동으로 구현한 십상서원선을 7년 전에 만들어 보급 중이다. 진안=윤정국 문화전문기자

2일 오전 5시경. 밝아 오는 여명 속에 수련생들이 종소리에 맞춰 속속 대각전에 모여 일원상(一圓相) 앞에 가부좌를 틀고 앉은 뒤 아침 심고(心告·다짐하거나 참회, 감사하는 일)를 하고 좌선 수행에 들어간다. 이들은 1일 오후 도착 직후 ‘만남의 시간’에서 승산 종사(宗師)가 일러준 말들을 떠올린다. “견성(見性·깨달음)은 밥 먹기보다 쉽다. 일원(一圓)의 이치를 깨닫고 일원과 합일하는 것이 성불(成佛)하는 것이다.”

전북 진안군 성수면 중길리 원불교 만덕산훈련원(원장 이양신). 만덕산 남쪽 기슭 80여 만 평에 농원, ‘효소 선 훈련원’ 등과 함께 자리 잡은 청정 기도도량인 이 훈련원에서 1∼7일 열리고 있는 제15회 만덕산 하선(夏禪·여름철에 하는 선 수행)에는 원불교 교도 등 수련생 70여 명이 참가해 마음공부에 여념이 없다.

“거룩하신 법신불 사은이시여∼ 은혜 속에 또 하루를 맞이합니다. 오늘도 좋은 세상 이루기 위해∼ 모두 함께 보람찬 일 하게 하소서.”

수련생들은 피아노 반주에 맞춰 ‘아침 기도의 노래’를 부른 후 마당에 나가 ‘십상서원선(十相誓願禪)’을 한다. 석가모니 부처의 일대기를 8장면의 그림인 팔상(八相)으로 그린 것처럼, 원불교 교조(敎祖)인 소태산 대종사(少太山 大宗師·1891∼1943)의 일대기를 ‘하늘 보고 의문 내신 상(관천기의상·觀天起疑相)’ ‘노루목에서 대각하신 상(장항대각상·獐項大覺相)’ 등 십상(十相)으로 나타내는데 이 십상을 본떠 만든 선체조가 바로 십상서원선이다.

수련생들은 요가와 무술 동작들이 혼합된 십상서원선을 하며 깨달음의 과정을 체화해 나가는 한편 밤새 굳었던 몸도 풀어준다.

오전에 마련된 ‘일원상의 진리’ 법문시간. 승산 종사는 법문을 통해 원불교 ‘일원상의 진리’를 알기 쉽게 설명해 나갔다.

“탐심이 생겨 원만한 마음이 약해지면 외부와 부딪쳐 소리 나기 쉽다. 원만한 마음을 챙기는 일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일원상의 진리를 먼저 깨쳐야 한다. 원불교 교전에도 있듯이, 일원은 우주 만유의 본원이며 일체 중생의 본성이다. 우리는 이 법신불 일원상을 본받아서 심신을 원만하게 하는 공부를 해야 한다. 생사(生死)를 초월한 일원의 자리에 머물러 있으면 죽음도 두렵지 않다.”

수련생들은 딱딱해지기 쉬운 교의(敎義)를 재미있는 예화와 유머를 섞어 가며 이야기해 나가는 승산 종사의 법문에 귀 기울이며 메모를 하거나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이날 오후 수련생들은 초선지(初禪地) 기도 시간도 가졌다. 초선지는 소태산 대종사가 익산 총부(總部)를 건설하기 직전인 1924년 5월 12제자와 함께 처음으로 한 달 동안 선을 행한 곳으로 원불교의 중요한 성지(聖地)다. 훈련원에서 만덕산 정상 쪽으로 30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큰 바위 아래 나타나는 넓은 터다. 수련생들은 마음을 흩뜨리지 않기 위해 11자 걸음의 선보(禪步)로 이곳에 올라와 기도를 올렸다.

이번 하선에는 금강경, 사상선(事上禪)에 관한 특강도 마련됐다. 특히 사상선은 조용히 앉아서 하는 좌선과 달리 일상생활 속에서 일이나 공부를 하면서 잡념을 없애고 원래의 생각 자리로 돌아가 오롯이 그 일만 하는 원불교 고유의 수행법이다.

고교 교사인 아버지와 함께 이번 하선에 참가했다는 이언지(20·광운대 화학과 2년·여) 씨는 “원불교의 근본 이치를 담고 있는 ‘일원상의 진리’를 잘 깨닫고 사상선을 통해 이를 실천하면 공부나 대인관계 모두 잘 풀려 나간다”고 말했다. 063-433-3611

진안=윤정국 문화전문기자 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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