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 짧은 CEO의 성과주의, 기업 경쟁력 떨어뜨리는 원인”

  • 입력 2005년 8월 5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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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경영자(CEO)들의 수명이 짧아지면서 단기성과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게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4일 ‘매니지먼트 마이오피아(Management Myopia·근시안적 경영)’ 보고서를 통해 이처럼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투자 펀드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들이 기업의 CEO들에게 단기성과와 주가를 높이는 경영활동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또 CEO들의 수명이 점점 짧아지고 연봉제, 성과배분제 등 성과주의가 확산되면서 단기성과에 집착하는 CEO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

보고서는 한국 CEO들의 평균 재임기간은 4.2년으로 미국(8.9년) 유럽(6.5년)에 비해 짧다고 지적했다. 또 교체되는 CEO의 비율도 2000년 8.6%에서 2003년 15.8%로 크게 느는 추세.

경영환경이 이처럼 변하다 보니 CEO들은 신규투자를 소홀히 하면서까지 자산을 극도로 보수적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통상 신규투자를 하면 실적이 나타나기까지 2, 3년은 기다려야 하기 때문. 최근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주저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기업들이 투자는 소홀히 하는 대신 자사주(自社株) 매입이나 배당 등의 형태로 주주들에게 돈을 쏟아 붓고 있다고 꼬집었다.

LG경제연구원 박상수 부연구위원은 “미국 반도체산업이 일본에 뒤진 이유도 성과주의 때문”이라며 “근시안적 경영은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므로 국내 CEO들도 장·단기 경영안목을 조화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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