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업들 농지임차권 허용하지 107개기업 뛰어들어

  • 입력 2005년 8월 4일 03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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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유휴 농경지를 활용해 규모 있는 영농을 하는 민간기업이 늘고 있다.

3일 농림수산성 자료와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전국 71개 지역에서 107개 기업(일부 비영리 민간단체도 포함)이 유휴 농경지를 임차해 다양한 농작물을 재배하고 현지에서 농산품 가공업체를 운영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끌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03년 봄 유휴 농경지의 이용도를 높이기 위해 ‘농업특구’를 지정해 민간기업에도 농지 임차권을 허용했다. 올해 9월부터는 이들 농업특구뿐만 아니라 전국 어디에서나 기업의 농지 임차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안정적 식자재 공급원 확보가 필요한 식품회사를 비롯해 신규 사업 진출을 모색해 온 일부 대기업이 유휴 농경지 개발사업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 중이다.

현재 농업특구 내 유휴 농경지 사업에 뛰어든 107개 기업을 업종별로 보면 건설회사가 35개사로 가장 많고 외식업체 등 식품 관련회사가 29개사로 뒤를 잇고 있다.

대부분의 식품회사는 농약과 화학비료 사용을 최대한 억제하는 유기농법으로 야채를 생산하고 있다. 엄격하게 품질 관리를 했음을 입증하는 ‘증명서’가 붙은 식재를 사용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자사 식품의 안전성을 호소하고 있다. 또 풍작 여부에 따라 값이 들쑥날쑥한 농산품 원자재의 시장특성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으려는 경영전략도 깔려 있다.

지방 건설회사들의 경우 대규모 공공사업 감소 등 일감이 적어짐에 따라 새로운 수익원으로 유휴 농경지를 이용한 농업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도 기업 유치전에 나서고 있다. 건설사인 야마히사가 가가와(香川) 현 쇼즈(小豆) 섬 유휴지에 20ha(약 6만 평) 규모의 ‘올리브 마을 만들기’ 사업을 조성해 올리브유 가공은 물론 연중 대규모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는 성공 사례가 이들의 귀감이다. 물론 세수 증대와 지역 활성화가 주목적.

일본 농촌 인구는 현재 360만 명으로 25년 전의 절반으로 줄었고 급속한 고령화로 농업종사자의 절반이 65세 이상 노인이다. 일본 정부는 식량 자급도를 높이고 농촌이 폐허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대책으로 기업의 농업 참여를 크게 늘린다는 계획이다. 2003년 말 현재 일본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농업의 비중은 5조3000억 엔(약 53조 원)으로 1.1% 수준이나 기업의 농업 참여로 앞으로 그 비중이 커질 전망이다.

일본 민간기업의 농업 참여 사례
기업(업종)활동 지역사업 내용
와타미팜(대중음식 체인)홋카이도, 지바 현상추 등 야채, 쌀 재배도 계획 중
지쿠(도시락점 체인) 외시즈오카 현 하마마쓰 시반찬용 마늘, 호박 등
다이쿄건설(건설회사) 외나가노 현 오시카무라블루베리, 메밀 재배
구비키건설(건설회사) 외니가타 현 도카마치 시지역 특산미
가쓰누마양조(포도주) 외야마나시 현 가쓰누마고품질 와인용 포도
야마히사(간장 제조) 외가가와 현 쇼즈 섬올리브 단지로 관광산업
이치노쿠라(양조)미야기 현 마쓰야마술 제조용 쌀
자료:일본 농림수산성, 니혼게이자이신문

도쿄=조헌주 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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