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가요프로 제작규칙 강화…신해철“생방송 없애자”

  • 입력 2005년 8월 4일 0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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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MBC ‘음악캠프’ 생방송 도중 일어난 성기 노출 사고로 해당 프로그램의 방송 중단 사태가 빚어진 뒤 다른 방송사의 가요 프로그램 제작진은 “제2의 음악캠프 사태가 빚어져서는 안 된다”며 고심하는 분위기다. 가수들도 안타까움을 호소하기는 마찬가지다.

○ 가요 프로그램 “대책 마련 시급”

현재 가요 프로그램은 지상파의 경우 SBS ‘인기가요’(일요일 오후 3시 50분)와 KBS의 ‘뮤직뱅크’(일요일 오후 1시), 그리고 케이블 음악전문채널 Mnet의 ‘M 카운트다운’(목요일 오후 7시 30분)이 방영되고 있다. 이 중 ‘뮤직뱅크’만 녹화방송이며 나머지 두 프로그램은 모두 생방송이다.

‘M 카운트다운’의 김현수 PD는 “제작진 회의를 통해 ‘리허설 때 하지 않은 행동을 생방송 때 해서는 안 된다’ 같은 방송규칙을 만들어 출연자들에게 방송 전에 공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PD는 “엄격한 주의사항이 출연자들에게 다소 제약이 될 수 있지만 ‘음악캠프’ 같은 사태가 다시 일어날까봐 두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SBS ‘인기가요’ 제작진도 방송사고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경우 8년 전 생방송 도중 한 남성이 MC들 쪽으로 뛰어든 사건을 이미 경험한 바 있다. 그러나 ‘인기가요’의 한 제작진은 “출연자들의 소지품을 검사하거나 공연 내용을 사전에 모두 파악하는 등 적극적인 규제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책을 마련해도 우발적인 사고를 모두 막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 가수들 “아쉬울 뿐”

대부분의 가수들은 이번 사태로 인해 “무대 하나를 잃었다”며 아쉽다는 반응이다. 사고 당일 ‘음악캠프’에서 1위를 차지했던 가수 김종국은 “안 그래도 음반 시장이 얼어붙어 힘든 상황에 음악 프로그램 하나가 없어져 가수들이 더 위축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음악캠프’ 진행을 맡았던 MC몽도 “가수들과 대중이 만날 수 있는 무대 하나가 없어진 것”이라고 유감을 나타냈다.

반면 가수 신해철은 2일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이번 기회에 아예 생방송 음악 프로그램을 없애자”고 주장했다. 신해철은 “방송사고 방지 때문만이 아니라 질 높은 가요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사전 제작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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