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 “카우치, 동료들의 목에 칼 꽂았다”

  • 입력 2005년 8월 3일 14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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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신해철이 최근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인디펑크 밴드 카우치의 생방송도중 성기노출 사건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신해철은 2일 새벽 자신이 진행하는 MBC 라디오 ‘신해철의 고스트스테이션’에서 “인디음악에 애정을 가지고 뭔가를 해보려던 동료 음악인들의 목에 칼을 꽂았다”고 사건 당사자들을 맹비난했다.

그는 “(카우치) 그들이 자신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음악캠프인지도 몰랐고 생방송인지도 몰랐다고 말한데 대해 더 화가 난다”며 “아무 생각 없이 동료들 목에다가 칼을 꽂았단 말이냐”고 목청을 높였다.

또 “다음주에 섭외된 인디밴드가 누군지는 모르나 공중파를 통해 단 한번이라도 ‘우리가 여기서 살아 숨쉬고 이렇게 음악을 하노라’라고 울부짖고 싶었던 동료들에게는 뭐라고 사과할 것이냐”고 물었다.

신해철은 방송에서 앞으로 인디음악계가 장기간 위축될 수 있음을 우려하기도 했다.

그는 “카우치 멤버의 객기로 인디밴드에 대한 논의 자체가 뒤로 후퇴했다”며 “인디밴드들의 전용프로그램 문제라든가, 인디밴드들을 방송에 출연시켜 대중과의 접촉 창구를 만들고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이런 모든 이야기들이 1년 이상 쏙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을 해당 프로그램 제작진의 부주의 탓으로 돌리려는 시각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그는 “PD가 방송 전 ‘너네 마음대로 하라’고 한 말은 우리나라 방송문화가 100년 정도는 발전했다는 얘기”라며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PD는 가수에게 귀걸이 빼라, 관객들에게 눈 이상하게 뜨지 말라는 등의 요구를 했었다”고 말했다.

노출 장면이 4초간 그대로 생방송되어 제작진이 신속히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난에 대해서도 “그런 상황을 0.4초안에 대처할 수 있으면 방송국 PD가 아닌 제트기 파일럿이다. 4초라하면 기절하기 직전 휘청거리면서도 정신 차리고 제대로 상황 대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생방송 음악프로그램의 폐지’를 주장했다.

그는 “지금까지 수도 없이 방송사고를 생산해온 생방송 음악프로그램을 없애야 한다”며 “이 기회에 방송사고 방지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저질 졸속으로 제작되어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아온 TV음악프로그램을 사전 제작제로 바꾸어 시청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양질의 음악방송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수연 동아닷컴 기자 s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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