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세계최초 原電선박 만든다

  • 입력 2005년 8월 1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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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바다에 떠다니는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나선다. 원전 선박을 띄워 바다와 가까운 벽지에 전기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환경론자들은 이 ‘해상 원전’이 사고나 테러에 취약해 엄청난 피해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며 반발하고 있다.》

▽2006년 착공=러시아는 2011년 완공을 목표로 내년에 세계 최초의 원자력 발전 선박 건조에 나선다고 영국 더 타임스가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해상 원전은 바다에 떠 있는 핵잠수함 개념으로 보면 된다. 해상 원전 선박이 탑재한 70MW급 원자로는 인구 20만 명 도시에 충분한 전기를 댈 수 있다.

해상 원전은 캄차카 반도나 추코트카 반도처럼 도로가 제대로 개설되지 않은 연안 인근에 배치된다. 러시아는 우선 첫 배치 지역으로 러시아 북서쪽 백해 연안의 세베로드빈스크를 선정했다. 겨울에 영하 40도까지 내려가는 이 지역은 전력 부족난에 시달리고 있다. 세베로드빈스크 외에 8곳이 해상 원전 배치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러시아는 첫 해상 원전 건설비 2억 달러(약 2055억 원)의 43%인 8650만 달러를 중국 자본으로 충당하기로 했다. 에너지원 확보에 관심이 큰 중국과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러시아는 중국뿐만 아니라 태국 인도네시아 중동 캐나다에 해상 원전을 수출할 계획까지 있다.

▽안전성 논란=그린피스를 비롯한 환경단체들은 당장 해상 원전 계획을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해상 원전이 벽지에 배치돼 체첸 분리주의자들의 테러 공격이나 방사성 물질 누출 사고 때 신속하게 대처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1986년 4월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와 2000년 8월 핵잠수함 쿠르스크호 침몰 사고 등 러시아와 관련된 대형 핵 사고가 자주 일어났다는 점도 이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15년간 해상 원전을 구상해 온 러시아 연방원자력기구는 비행기나 헬리콥터를 이용한 자폭 테러에도 100%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어떤 공격에도 방사성 물질 유출은 일어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환경단체들은 러시아 경제 발전을 방해하고 있다”고 강변해 해상 원전 계획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이 진 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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