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정, 151cm 단신 딛고 메이저서 첫우승 꿈 이뤄

  • 입력 2005년 8월 1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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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배 속에서 미리 남자 이름을 얻었다. 위로 언니 둘이 있어 집안에서 아들을 바라는 마음이 컸기 때문.

그렇게 세상에 나온 장정(25)이 세계 정상을 향한 험난한 ‘장정(長征)’에 마침표 찍을 순간을 눈앞에 뒀다.

31일 영국 사우스포트 로열버크데일GC(파72)에서 열린 올 시즌 여자프로골프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총상금 180만 달러) 4라운드.

151cm의 단신으로 2000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뛰어든 장정은 5번 홀까지 1타를 줄여 중간합계 14언더파로 단독 선두를 지켰다(오후 11시 30분 현재). 챔피언조로 맞붙은 아니카 소렌스탐, 7번 홀까지 끝낸 리셀로테 노이먼, 소피 구스타프손(이상 스웨덴)의 공동 2위 그룹(9언더파)과는 5타차.

우승에 대한 중압감 속에서도 장정은 1번 홀에서 2.5m 버디 퍼팅을 넣으며 기분 좋게 출발해 미국 진출 6시즌째를 맞아 그토록 기다려온 첫 우승 트로피를 메이저대회에서 품을 가능성을 높였다. 장정은 그동안 준우승만 3번을 했다.

2000년 조건부 시드로 미국 투어에 데뷔한 장정은 대회 때마다 결원이 생기거나 예선을 치러야 하는 어려운 조건에도 상금 44위(19만7886 달러)로 풀 시드를 따내는 데 성공했다. 변변한 스폰서가 없어 대회 상금으로 투어 경비를 마련해야 했기에 2001년부터는 해마다 25개 대회 이상을 뛰는 강행군을 소화했다.

그의 뒷바라지에는 온 가족이 매달리고 있다.

대전고 야구선수를 거쳐 경찰로 근무한 아버지 장석중(60) 씨는 중고 밴으로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1년이면 10만 km 가까이 운전해야 했다. 큰언니 미경(30) 씨는 매니저 역할을 했고 대전에서 ‘경원 돌솥밥’이란 식당을 하던 어머니 이경숙(53) 씨는 지난해 가게를 처분한 뒤 올해 미국으로 건너가 막내딸 돌보는 데 정성을 다했다. 박세리(CJ)와 유치원 동기인 둘째 언니 은경(28) 씨는 대전 집을 지키고 있다.

‘장타 소녀’ 미셸 위(위성미·15)와 김영(신세계)은 7번 홀까지 7언더파로 공동 7위.

김초롱은 12번홀(파3·149야드)에서 7번 아이언으로 홀인원을 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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