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北축구 日 꺾었다

  • 입력 2005년 8월 1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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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골 환호북한의 김영준(오른쪽)이 일본전에서 전반 27분 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이 골이야말로 북한이 1990년 이후 15년 만에 일본을 무너뜨린 천금의 결승골이다. 대전=연합
결승골 환호
북한의 김영준(오른쪽)이 일본전에서 전반 27분 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이 골이야말로 북한이 1990년 이후 15년 만에 일본을 무너뜨린 천금의 결승골이다. 대전=연합
“아∼리랑∼.” “아∼리랑∼.” 북한 남자축구가 한국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 속에 일본을 15년 만에 꺾었다.

그러나 한국은 수적 우세에도 불구하고 졸전 끝에 중국과 무승부를 기록했다.

31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5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 북한-일본전. 북한은 ‘아리랑’을 한목소리로 부른 2만5000여 남한 축구팬들의 성원을 등에 업고 김영준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일본을 1-0으로 제압했다.

북한이 국가대표팀 간 경기(A매치)에서 일본을 꺾은 것은 1990년 8월 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다이너스티컵에서 1-0으로 이긴 뒤 1무 4패 만의 승리. 역대 전적에서는 5승 3무 6패로 북한이 약간 열세. 특히 북한은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일본에 2패를 당하는 등 최근 일본전 3연패에서 탈출해 기쁨이 더욱 컸다.

북한은 전반 27분 김명철이 골 지역 정면에서 공을 받아 다시 뒤로 내주자 김영준이 달려들며 골네트를 갈랐다. 선제골을 넣은 북한은 일본의 파상 공세를 온몸을 내던지는 수비로 막아 승리를 지켰다. 팬들은 “이겼다”를 외치며 북한의 승리를 축하했다.

앞서 열린 경기에선 11명이 싸운 한국이 8명이 버틴 중국과 비기는 수모를 당했다. 한국은 중국 선수 1명이 전반 초반에, 2명이 후반 종반에 퇴장 당해 수적 우위를 점하면서도 졸전 끝에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국은 상대 전적에서 15승 11무의 절대 우위를 점하며 1978년 이후 27년간 중국의 한국축구에 대한 ‘공한증’을 간신히 이어갔다.

한국을 살린 주인공은 ‘골 넣는 수비수’ 김진규. 김진규는 후반 28분 아크 오른쪽 외곽에서 얻은 프리킥을 절묘하게 땅볼로 깔아 차 오른쪽 골네트를 갈랐다. 1월 19일 파라과이와의 친선경기에 이은 A매치 2번째 골.

그러나 한국은 이날 18개의 슈팅을 날려 단 1개만 성공시키는 빈약한 골 결정력을 보여줬다. 중국은 단 3개의 슈팅으로 한 골.

한편 이날 심판 판정은 다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전반 5분 페널티지역 왼쪽 외곽에서 중국의 프리킥 상황. 골문 앞에서 중국 리웨이펑이 한국 유경렬의 얼굴을 손으로 밀어 넘어뜨리는 파울을 범했다. 그런데 퇴장은 가오린이 당했다. 이후 판정도 애매해 전문가들의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었다.

대전=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中수적열세 불구 수비 잘해▼

▽요하네스 본프레레 한국 감독=중국은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경기 운영이 좋았다. 수비수들이 한국에 공간을 주지 않았다. 한국팀은 오늘 전방 침투패스가 부족하고 공이 옆과 뒤로 돌았다. 이로 인해 중국 수비수들에게 시간을 너무 많이 주었고 페널티 지역 안에서 원투패스도 힘들었다. 중국전 무패행진을 이어간 건 좋지만 전반적으로 어린 선수들이 좀 더 지능적 플레이를 하지 못해 아쉬웠다.

▼조금 흥분… 동포들 응원에 감사▼

▽김명성 북한 감독=조금 흥분된다. 우리를 열광적으로 환영해 준 남측 동포들에게 북측 팀을 대표해서 감사 인사를 드린다. 오늘 이긴 것은 작전을 잘하거나 선수들의 기술이 좋아서가 아니라 경애하는 지도자 김정일 동지가 안겨준 백두의 담력, 조국 광복 60돌을 맞은 인민들의 당부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12년 만의 남북대결에 대해선 동포 간 경기라 경쟁적인 생각을 갖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아버지와 아들이 경기를 해도 경기는 경기다. 최선을 다해 남측 인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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