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운영씨 ‘친척’ 주장한 남자들과 장시간 면담

  • 입력 2005년 8월 1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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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실 문앞 지키는 검찰 직원들남녀 검찰 직원이 31일 경기 성남시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전 국가안전기획부 미림팀장 공운영 씨의 병실 앞을 지키며 출입자를 통제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병실 문앞 지키는 검찰 직원들
남녀 검찰 직원이 31일 경기 성남시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전 국가안전기획부 미림팀장 공운영 씨의 병실 앞을 지키며 출입자를 통제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국가안전기획부 전 미림팀장 공운영 씨의 병실에 신분을 분명히 밝히지 않는 방문객들이 자주 찾아가 눈길을 끌고 있다.

현재 공 씨가 입원 중인 경기 성남시 분당 서울대병원 8층 일반병동 1인실에는 병원 보안요원이 출입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 검찰 수사관, 공 씨 가족, 주치의의 허락을 받은 사람만 방문이 허용된다.

공 씨가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다음 날인 지난달 27일부터 31일까지 친척이나 지인이라며 병실을 방문한 이는 10여 명.

이 중 일부는 여러 차례에 걸쳐 오랜 시간 공 씨를 만나 검찰 수사에 대비한 전략을 짠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다.

27일 오후 11시 반경에는 ‘공 씨 친척’이라고 밝힌 4명과 “공 씨와 같은 사무실을 쓴다”는 문 모(47) 씨 등 5명이 함께 병실을 방문해 1시간 넘게 머물다 떠났다.

다음 날 오후 1시 50분경에는 부인(55)과 두 딸 등 가족이 모두 병실을 나온 뒤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남자 2명이 15분가량 있다가 돌아갔다.

또 이날 오후 3시 반경에 친척이라고 말한 남자 2명과 문 씨 등 3명이 병실을 방문해 3시간 정도 대화를 나눴다.

이날 저녁 검찰 수사관들이 공 씨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병원을 찾은 뒤에도 방문객의 발길은 이어졌다.

30일 오후에는 변호인이 찾아와 공 씨를 면담했고, 31일 오전에는 ‘공 씨의 친척’이라는 50대 남자 3명이 들렀다.

검찰 수사관들은 30일 병실에서 공 씨를 조사했다. 31일 오후부터는 가족을 모두 병실 밖으로 내보내고 공 씨 혼자 남은 상태에서 조사를 벌였다.

공 씨는 주로 침대에 누워서 검찰 직원들의 질문에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관들은 공 씨의 조사 협조 여부나 수사 내용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은 말할 때가 아니다”라고 답한 뒤 병원을 떠났다.

주치의인 이 병원 윤유석 교수는 “8월 2일 정도면 공 씨의 퇴원이 가능하다고 검찰에 의견을 줬다”며 “환자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한 수사관들이 장시간 병실에 머무르는 데 대해 별다른 제재 조치는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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