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복을 빕니다]서기원 前KBS사장 별세

  • 입력 2005년 8월 1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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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이자 소설가인 서기원(徐基源·사진) 씨가 지난달 30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5세.

1930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 경제학과에 입학했으나 6·25전쟁 발발로 학업을 포기했으며 공군 대위로 제대한 뒤 1956년 동화통신 기자로 언론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서울신문 주일특파원, 중앙일보 논설위원으로 활동하다 1973년 공직에 진출해 경제기획원 대변인, 국무총리실 공보비서관을 거쳐 10·26사태 이후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을 지냈다.

그 후 한국문화예술진흥원장, 서울신문 사장, 한국신문협회장, KBS 사장, ‘문학의 해’ 조직위원장, 한국공연예술진흥협의회장 등을 거쳤다. 1990년에 KBS 사장으로 임명됐을 때는 노조가 ‘낙하산 사장 취임 반대’ 투쟁을 벌여 경찰이 투입된 뒤에야 업무를 시작할 수 있었다.

고인은 1956년 ‘현대문학’에 단편소설 ‘암사지도’를 발표했고 이듬해 소설가 황순원 씨의 추천으로 문단에 정식 데뷔했다. 초기작인 ‘오늘과 내일’(1960년), ‘잉태기’(1960년), ‘이 성숙한 밤의 포옹’(1961년) 등에서는 전쟁의 이면에 숨어 있는 젊은이들의 방황과 가치관의 혼란, 세태와 풍속 등을 주로 그렸다.

1960년대 중반 이후에는 ‘혁명’(1964년), ‘조선백자 마리아상’(1971년), ‘왕조의 제단’(1982년·나중에 ‘조광조’란 제목으로 재출간), ‘광화문’(1994년), ‘징비록’(1996년) 등의 작품을 통해 근대 역사와 인물을 소재로 정치 사회의 변화상과 사회적 비리를 풍자했다. 현대문학상(1960년), 동인문학상(1961년), 한국문학상(1975년), 은관문화훈장(1996년), 대한민국예술원상(2004년) 등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성기원 씨와 동숙, 동준(미국 연방기상청 책임연구원), 동한(도시공영 이사), 동철(서울신문 사업기획부장) 씨 등 3남 1녀. 빈소는 서울대병원. 발인 2일 오전 7시. 장지는 충북 옥천군 선산. 02-2072-2016

허문명 기자 ang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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