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일본은 닫힌 ‘섬나라 근성’에서 벗어나라

  • 입력 2005년 8월 1일 03시 10분


코멘트
일본의 우익단체가 주도해서 만든 후소샤(扶桑社)판 역사·공민교과서의 채택률이 5년 전의 0.039%를 크게웃돌 것 같다.수도권 외곽의 오타와라 시 교육위원회가 이것을 채택한 데 이어, 도쿄 도(都)가 운영하는 도립 중고 4개교 및 도립 특수학교 중학부 등에서도 내년부터 이 책으로 가르치기로 했다.

이 교과서는 한국 고유 영토인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명기하고,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 중국 난징(南京)대학살 같은 침략범죄를 부정하거나 미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6세기 무렵 한반도 남부에 야마토 정권의 거점인 임나(任那)를 두고 지배했다는 허무맹랑한 내용도 있다. 이렇게 날조 왜곡한 역사를 자라나는 세대에게 가르쳐서 무엇을 얻자는 것인가.

일본 내 보수 우파의 목소리는 위험할 정도로 커지고 있다. 역사왜곡 교과서를 편찬 보급하는 데 앞장서는 일본 우익 국가주의 세력의 주요 인물이 교육정책의 최고책임자인 문부과학상이라는 사실, 총리가 ‘전범(戰犯)들의 위패 앞에 머리를 조아리는’ 야스쿠니신사(神社) 참배를 고집해 왔다는 사실, 수도(首都) 도쿄의 행정수장인 도지사가 역사 왜곡 망언을 밥 먹듯이 하고 있다는 사실도 그런 징후의 일부다. 이 같은 국가 분위기가 후소샤 교과서 확산과 맞닿아 있는 것이다.

일본은 국제사회의 리더 격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 되겠다고 아시아 아프리카 국가 등을 상대로 맹렬히 득표 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러면서도 한국과 중국 등 일제(日帝)의 피해국들에 대해서는 역사 왜곡과 영

토 도발을 서슴지 않으면서 ‘황국(皇國) 만세’를 부르는 모순에 빠져 있다.

일본어사전에 ‘시마구니곤조(島國根性)’라는 단어가 있다. ‘섬나라 사람들의 배타적이고 옹졸한 성질’이라는 뜻이다. 시마구니곤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일본은 결코 국제사회에서 지도적인 역할을 할 수 없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