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은 별세하기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시신마저 병원에 기증하기로 약속했다.
1923년 5월 경남 거창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5년 일본 교토(京都) 산파학교를 졸업한 뒤 귀국해 마산시 장군동에서 조산소를 운영했다. 그러다 광복 직후 거리에 넘쳐나는 불우한 어린이들을 돌보기로 결심하고 이듬해인 1946년 조수옥 원장과 함께 마산인애원을 설립한 뒤 부원장으로 일했다.
고인의 부친은 일제강점기 거창에서 신사참배 반대운동을 주도한 주남선 목사로 평양 형무소에 투옥됐다 광복 후 출옥한 독립운동가.
고인은 35세 때인 1958년 8월 애리원을 창설해 전쟁 고아와 결손가정 어린이들을 보살피기 시작했다. 정부의 지원이라곤 전혀 없이 직접 조산소를 운영해 수익금 전액을 애리원에 투입했으며, 운영비를 충당할 수 없을 때는 채소 장사를 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애리원이 배출한 고아 등 불우아동은 3000여 명. 이 가운데 640명은 부모 품으로 돌려보냈으며, 800여 명은 국내의 가정에 입양시켰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고인은 2000년 아동복지유공 대통령표창을, 2003년에는 사회복지 유공으로 국민포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빈소는 마산삼성병원에 마련됐으며 다음 달 1일 마산 중부교회에서 발인할 예정이다. 마산 애리원 055-246-9985
마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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