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나도 해외여행…서비스수지 61억달러 적자

  • 입력 2005년 7월 30일 0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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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이 크게 늘어 올해 상반기 서비스수지가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서비스수지 적자는 국내 소비를 위축시키고 경제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상반기 경상수지는 서비스수지 적자에 수출 증가세마저 둔화돼 지난해 상반기보다 34% 줄어든 87억 달러 흑자에 머물렀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국제수지 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비스수지 적자는 61억3000만 달러로, 작년 상반기 적자액인 34억6000만 달러보다 77% 늘었다.

이는 종전 최대였던 지난해 하반기 53억1000만 달러 적자 기록을 갈아 치운 것이다.

운수 및 특허권 사용료, 사업서비스 등 기타 서비스수지는 큰 변동이 없었지만 여행 및 유학·연수에서 해외로 빠져나간 돈이 크게 증가했다.

여행수지 적자는 작년 상반기 14억7000만 달러에서 올해는 28억6000만 달러로 95% 늘었고 유학 및 연수 적자도 같은 기간 10억8000만 달러에서 15억3000만 달러로 커졌다.

한은은 “원화 가치 상승으로 해외 구매력이 커진 데다 지난해 7월부터 대기업과 금융회사, 공기업 등을 중심으로 주5일 근무제가 실시돼 해외여행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30억 원대에 그쳤으나 주5일 근무제가 실시된 하반기부터 부쩍 커졌다.

한은 정삼용(鄭三鎔) 국제수지팀장은 “교육이나 의료 등에서 고급 소비에 대한 수요가 많은데 국내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이 낮아 해외소비가 늘어나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서비스수지가 악화된 데다 상반기 수출증가율(11.1%)도 작년 상반기(37.2%)에 크게 못 미쳐 올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87억 달러로 작년 동기의 131억6000만 달러보다 크게 줄었다.

한편 6월 경상수지는 22억8940만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이는 1월(44억9000만 달러)에 이어 올해 들어 두 번째로 큰 흑자 규모다.

하지만 7월 경상수지는 해외여행이 본격화하면서 서비스수지 적자가 더욱 늘어나 흑자 폭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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