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헉헉, 허재 감독님 힘들어요”… KCC 지옥훈련

  • 입력 2005년 7월 29일 03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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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KCC 선수들이 태릉선수촌 태백분촌에서 지옥 훈련에 들어갔다. 28일 오후 굵은 빗줄기 속에서도 예정대로 훈련을 마친 허재 감독(왼쪽에서 여섯 번째)과 선수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제공 KCC
프로농구 KCC 선수들이 태릉선수촌 태백분촌에서 지옥 훈련에 들어갔다. 28일 오후 굵은 빗줄기 속에서도 예정대로 훈련을 마친 허재 감독(왼쪽에서 여섯 번째)과 선수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제공 KCC
조용한 산길에 거친 숨소리가 메아리친다. 이마에는 굵은 땀방울이 줄줄 흘러내리지만 어느새 단단해진 근육에선 새 희망이 보이는 듯하다.

28일 강원 태백시 태릉선수촌 태백분촌. 프로농구 KCC 선수들이 이번 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11박12일의 일정으로 산악 훈련을 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올 시즌 정상을 꿈꾸는 선수들만큼이나 KCC 허재 감독은 의욕에 넘쳐 있다. 5월 KCC 지휘봉을 잡은 뒤 처음으로 선수들과 한자리에 모여 훈련을 시작한 것.

훈련 장소도 허 감독이 직접 결정했다. 해발 700m에 이르는 고지 훈련이 체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본 것. 태백에선 운동장 한 바퀴만 돌아도 서울에서 세 바퀴 도는 운동량이 될 만큼 힘이 든다고.

“30년 가까이 선수로 뛰었기 때문에 누구보다 선수 마음을 잘 알아요. 요령 피우는 선수는 금세 잡아내죠. 허허.”

감독이 된 뒤 걱정이 많아져 담배도 하루 두 갑 가까이 피운다는 허 감독은 이번 훈련에서 악역을 자처하기로 했다. 오전 오후로 실시되는 강도 높은 스케줄 속에서 선수들을 혹독하게 다루고 있는 것. 체력 훈련은 자기와의 싸움이며 인내의 과정이라는 게 그의 지론.

KCC에는 이상민(33), 조성원(34), 추승균(31) 등 30대 주전이 많아 장기 레이스에서 체력은 특히 걱정되는 부분.

감독의 이런 뜻을 헤아려서인지 KCC 선수들은 10km가 넘는 산악 코스를 하루에도 몇 번씩 달리며 파이팅을 보이고 있다.

주장 이상민은 “그동안 많은 훈련을 해봤지만 산 타는 건 처음”이라며 “힘들지만 다들 한번 해보자며 열심히 하고 있다”고 투지를 보였다.

팀 내 최고참인 조성원 역시 “너무 고돼 훈련 끝나면 당분간 산 근처에도 안 갈 것 같다”면서도 “그래도 모기가 전혀 없는 산골에서 느끼는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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