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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눈/마이클 오핸런]6자회담, 北에 개혁 요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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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눈/마이클 오핸런]6자회담, 北에 개혁 요구하라

입력 2005-07-29 03:08수정 2009-10-08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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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6자회담 사흘째를 맞은 28일 6자회담 참가국은 북한 대표단의 속내를 어떻게 파악하고 있을까.

이번 회담에 걸린 기대감은 과거보다 크다. 6자회담이 시작된 2003년과 달리 이제 북한은 플루토늄 재처리를 마친 상태다. 북한이 재처리 시간을 벌기 위해 시간을 끌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아무리 폭압적일지라도 김정일 정권을 공개 비판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으며, 협상만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 같다. 또 미국의 협상 의지가 충분하지 않으면 중국과 한국이 미국의 강경책에 동조하지 않을 것이란 점도 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한국 정부의 대북 전력 제공 구상은 신선하고 창의적이다. 부시 행정부가 이 구상에 동의하고, 한발 더 나아가 미국도 북한의 핵 폐기에 상응하는 양보를 할 의지가 있다는 사실은 한국의 주도권을 강화해 줄 것이다.

물론 상황 진전을 의심하게 만드는 요인은 남아 있다. 한국과 중국은 회담이 실패하는 상황이 올 경우에도 경제제재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안에는 반대하고 있다. 평양은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오늘의 북한은 전기제공으로 해결할 수 없는 수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년간 실랑이를 벌이다가 북한이 회담에 복귀한 이유를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이 가운데 무엇이 진짜 이유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첫째, 북한이 전 세계를 상대로 협상 복귀를 거부하는 것이 한국과 중국의 입지를 어렵게 만든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면 북한은 핵문제 해결을 위해 회담에 복귀한 것이 아니라 외부 비판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나왔다는 것이 된다.

둘째, 평양은 미국(혹은 일본 포함)을 한국 중국 러시아로부터 격리시키려는 의도로 회담에 복귀했을 수 있다. 물론 이런 구상은 순수하지 않은 데다 마키아벨리적인 접근법이다. 북한의 목적은 핵 폐기 없이(혹은 일부분만 폐기한 채) 한국의 전력을 공급받고, 중국과 한국의 기존 경제지원을 받으려는 것일 수 있다. 가령, 북한은 고농축우라늄(HEU) 핵 프로그램은 시인하지 않은 채 플루토늄 방식의 핵만 포기하겠다고 나설 수 있다. 한국은 초기엔 미국 정보당국의 HEU 프로그램 정보를 믿으려 하지 않았다. 따라서 한국이 미국의 HEU 폐기 요구를 무시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북한의 이런 전략이 먹혀든다면 그들은 전력을 더 공급받는 동시에 부분적이나마 HEU 프로그램을 통해 핵 억제력을 유지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북한 지도부는 그토록 바라던 한미동맹 이완이라는 부수적 이득을 얻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셋째, 북한은 협상을 진짜로 원하는지도 모른다. 부시 행정부 수사(修辭)가 부드러워지고, 일방적 군사공격의 가능성이 줄어들고, 한국의 전기 제공 구상이 공개된 외부 환경에서 북한의 경제개혁이 성공할 수도 있다는 낙관주의가 평양을 감싼다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핵 포기를 결심할지도 모른다.

세 번째 상황이 최선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북한 정권의 합의 이행 기대를 충족시키려면 전제조건이 있다. 6자회담의 참가국들은 북한에 경제개혁과 인권개선을 요구해야 한다. 미국은 단순히 북한 정권이 원하는 것을 손에 쥐여 줌으로써 핵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그것은 협박에 대한 항복이며, 향후 북한에 비슷한 행동의 가능성을 높여 줄 뿐이다. 오히려 미국의 목표는 북한을 어르고 달래서 핵 포기만 얻으려 할 것이 아니라 중국 베트남이 거쳤던 개혁의 길을 북한이 걷도록 해야 한다. 북한을 제외한 5개국의 협조가 전에 없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마이클 오핸런·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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