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질방 ‘청소년 通禁’ 찬반논란 가열

  • 입력 2005년 7월 28일 16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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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은 심야에 찜질방 출입 못하나?’, ‘애들은 집에 가서 자야지!’

보건복지부가 최근 입법예고한 ‘오후 10시 이후 보호자를 동반하지 않은 청소년의 찜질방 출입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공중위생관리법에 대해 찬반논란이 뜨겁다.

찜질방은 심야 시간 출입이 자유롭다. 그러다 보니 밤마다 가출 청소년 등 10대들이 모여들고 음주나 절도, 성매매 등 범법행위를 저지르기도 하는데 이를 막아보자는 것이 이번 입법의 주요 취지.

특히 가출 청소년의 경우 큰 돈이 들지 않는 찜질방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오후 10시 이후에 보호자를 동반하지 않은 청소년은 찜질방에 출입을 금지한다는 보건복지부의 방침,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찬성
반대
잘 모르겠다


▶ 난 이렇게 본다(의견쓰기)
▶ “이미 투표하셨습니다” 문구 안내

그러나 청소년을 위한 문화공간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대중화된 휴식공간인 찜질방의 출입을 규제하는 것은 다수 청소년의 권익을 침해하는 지나친 처사라는 반발도 만만치 않다.

각종 포털 사이트에서는 누리꾼들이 찬반으로 갈려 난상 토론을 벌였다.

찬성 누리꾼들은 “잘한 결정이다. 그나마 쉽게 숙식 해결할 수 없게 만들면 가출이 조금이라도 줄어들지 않겠느냐(flzl337)”, “청소년들이 술 마시고 들어와 자는 모습을 심심찮게 목격한다.(June )”, “나이 어린 학생들이 남들 다 보는 데서 진한 애정행각을 벌여 민망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syncji0)”는 글을 올렸다.

찜질방에서 2년간 일했다는 한 누리꾼은 “애정행각은 물론 성행위를 하는 아이들도 있었다”며 “잠자는 다른 손님 돈에 손을 대거나, 찜질방 물품을 훔쳐가는 절도범도 학생들이 대다수”라며 출입 제한 조치를 환영했다.

그러나 누리꾼 ‘hots7899’는 “아이들끼리 목욕하고 수다 떨며 스트레스도 풀고 자는 것도 방해하냐”면서 “찜질방까지 막아버리면 탈선 청소년들이 이용할 수 있는 건전한 곳도 없어지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대한민국 청소년이 다 문제아 인줄 아나(gusdl707)”, “소수 가출자 때문에 다수의 일반 청소년까지 피해를 입을 순 없다(rlawodud456)”는 의견이 이어졌다.

또 ‘bqmbest’는 “가정폭력이나 불화에 시달리는 청소년들이 찜찔방에서 못 자게 한다고 가출을 하지 않겠는가”며 “가출청소년을 보호할 대안도 마련하지 않은 채, 찜질방 출입만 금지시키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 YMCA청소년 쉼터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심야에 찜질방에 가기 때문에 절도나 탈선 등의 문제가 일어난다고 보는 건 무리가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좀 더 근본적인 청소년 쉼터 대책이 세워져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보건복지부 오운성 사무관은 “자식을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바라봤으면 한다”면서 “그동안 아이들끼리 찜질방에 와서 일탈행동을 해도 업주는 물론 아무도 제지 할 수 없어 고육지책으로 이런 법안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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