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盧 연정 제안, 응대할 가치도 없다" 일축

  • 입력 2005년 7월 28일 15시 20분


코멘트
야 3당은 ‘한나라당에 내각제 수준의 권력을 이양하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28일 대연정 제안에 대해 “도대체 왜 이러는 건지, 어처구니가 없다. 응대할 가치도 없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 이정현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노 대통령이 과연 진지한 자세와 의도를 갖고 이런 제안을 하는 것인지 황당하다”며 “대통령직을 사임하겠다는 것인지 한나라당으로 정권교체를 선언한다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부대변인은 “이것이 정식 제안이라면 헌법을 무시한 위헌적 발상이고 대통령직을 성실하게 수행해 달라는 국민의 뜻을 저버리는 것”이라며 “실현 가능성이 0%고 응대할 가치도 못 느낀다”고 성토했다.

그는 또 “서민경제와 민생전반이 파탄지경이고 6자회담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대통령이 왜 이렇게 엉뚱한 정략에만 몰두하고 있는지 안타깝다”면서 “노 대통령은 연정의 꿈에서 깨어나 경제 살리기에 전념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박근혜 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연정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야 이미 다 나온 거 아니냐”면서 “민생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대통령이 왜 자꾸 연정을 거론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강재섭 원내대표도 “나라가 시끄러운데 무슨 그런 소리를 하느냐”며 “연정 얘기는 말하기도 싫다”고 일축했다.

민주노동당도 “연정론에 편집증적으로 매달리는 대통령의 모습이 이제는 안쓰럽다”면서 “차라리 연정을 넘어 합당을 하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심상정 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X-파일의 부패 커넥션이 국민의 가슴을 치고, 경제 문제로 서민의 등골이 휘고 있는 마당에 소용도 없는 논란으로 국민을 어지럽히고 있다”며 “대통령까지 나서서 X-파일을 덮고 민생문제를 호도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의심이 든다. 참담하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심 수석부대표는 “X-파일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모두 재벌의 검은 젖을 함께 먹고 자란 정당임이 확인됐다”면서 “연정이 아니라 부패보수정당끼리 합당하는 것이 정치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을 충고한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도대체 무슨 의도인지 알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유종필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대통령의 말씀인지 의심이 갈 정도로 산만하고 무책임한 언사로 가득하다”면서 “연정을 애원하는 대통령의 모습이 초라해 보인다. 대통령 말씀대로 노선차가 그리 크지 않다면 차라리 한나라당과 합당을 제안하라”고 주장했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